삼겹살과 소주를 먹는다.
고기를 상추에 싸서 마늘을 쌈장에
발라 넣는다.
취향에 따라 야채를 추가해서 턱이 빠져라 먹는
종합 패키지 같은 음식이다.
삼겹살은 모든 맛이 있지만 특별한 맛이 없다.
쌈에 포함되기전 재료의 맛은 개별적이지만
쌓여 목구멍에 넘기는 맛은 개별을 상실한 맛의 공통됨이다.
혀에 닿는 쌈장의 달고 짠 감각과 씹어지는 돼지고기의 바짝 구운 부분의 바삭함이 우릴 이끈다.
맛이란 순간이고 목을 넘기면 아득하다.
그러나 그것은 사라지지 않고 뼈속에 인으로 박혀 식욕을 땡기고 밀어낸다.
기름에 바짝 절어 물릴 떄 들어가는 소주가 입안을 조인다. 목구멍을 집어뜯고 위와 창자에서 따뜻해진 소주의 수고로 젓가락이 다시 고기로 간다.
제자가 두손으로 소주를 따르며 허릴 굽히는게 민망하다. 먹고 마시는건 나인데 굽히는 그대의 허리 만큼 난 베풀지 못했다.
선인의 가르침에 터럭도 못올리는 망나니가 교수로 밥을 먹는다.
모두가 둘러앉아 공통적으로 먹지만 맛은 개별적이다. 그래서 나의 밥과 너의 밥은 다르며 같다.
너의 밥은 불안하고, 거칠며, 보이지 않는 현실이 녹아난다. 배울수록 갑갑하고 배우지 못하면 아득한 너의 밥이 애처롭다.
얕은 지식으로 너의 허기를 채워줄수 없는 나의밥도 너와 같다.
소주를 들이키고 겸상한 내 밥은 그래서 미안하다.
우린 먹고 마시며 허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