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송다'와 술먹기

by 김용현

태풍 '송다'가 제주 남단에 걸렸다.

송다는 제주에서 멈춰 전열을 가다듬는다.

공세를 수세로 전환했고 전선을 이뤄

제주에 비를 뿌리고 수증기를 내륙으로 밀어낸다.

기압에 밀려난 수증기가 부산 도심 곳곳을 채운다.

연무가 시야를 흐뜨려 사물은 닿을수없고

습도는 곳곳을 채워 포화된 공기에 비린내가 진동한다.

기장읍에 좁게 박힌 항구에 생선썩은 냄세가 습기에 올라타 코를 찌른다. 방학에 논문을 끄적이다 정오에 나왔다. 점심나절 밥과 소주를 먹었다. 두 병 비웠다. 소주독에 혀가 얼얼하고 내장이 뜨겁다. 국밥에 밥알이 불어 터질것같다. 저 먼 테이블에서 전골이 끊는다. 마침 가게 미닫이 문도 열어놨다.

바다바람이 쓸어온 먼곳의 파도가 내게 닿는다.

비워논 소주잔에 그것이 채워지겠다.

전골은 다끓었고 미원이 증발해 내 코에 닿는다.

코는 익숙한 미원에 안정감에 포근함에 익숙함의 신호를 뇌에 전달한다.

좀 청승맞다. 나의 잡스런 글은 날 닮았다.

난 집중을 모르고 난잡하다.태양이 기울고 하늘은 검고 구름이 가득찼다. 피서객이 자릴뜬다. 오늘도 술과 글로 지랄하며 하루를 보낸다. 시간은 여념없고 더욱 여길 사랑한다. 죽어 가루가되면 광안대교에서 흩날려 윤슬과 만나 연애를 하겠다. 저녁놀이 하늘을 찢고 내려와 바다에 닿는다. 빛이 어둠에 먹혀 흘리는 피같다. 소주에 마비된 중추에서 느리게 전달되는 시각이 구체화되지 못하다. 나의 시간은 느리다.

아니 나의 시각은 더욱 느리다. 사물은 자국을 남기고 퍼지며 의식은 그보다 더 느리다. 세계는 점점 왜곡된다. 나는 차원을 넘는다. 나는 영화 인터스텔라 처럼 당신방 책장의 책을 밀어 떨어뜨린다.난잡한 글들 사이로 짠내가 끼어 축축하다. 덥고 짜고 난잡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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