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비. 소주.

by 김용현

비온다.

KBS클래식 FM.

김미숙의 가정음악이 들린다.

차분한 오프닝멘트가 푹신하다.

그녀의 목소리는 오전9시다.

깨어 움직여 영혼에 이성을 불어넣는다.

11시 방송국 뉴스대담 출연한다.

이 비를 우산으로 저항하며

정장에 넥타이를 두르고 걸어야한다.

긴 대본은 안봤다.

어차피 앵커와 일대일 대담이라

대본볼 시간도 없다. 질문만 대충확인했다.

대신 정치 서적을 뒤적였다.

문장의 논리가 뇌의 사고로 다시 입술의

논리로 연결되길 기대한다.

누워서 천장에 소리내에 질문의 답을 뱉어낸다.

공복에 힘이 없다. 지난 저녁을 안먹었다.

끝난후 광안리 바다에서 소주를 마시겠다.

비가 더 세차게 왔으면한다.

생각이 가깝게 닿도록

하루를 힘겹게 일하며 버티는 사람에게

힘이 되도록 고된 마음이 섞여

빈 소주잔에 담길 수 있도록

비오는 아침을 생각하며 일어나 씻으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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