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재판 조서에 직업은 '포수'
조력자 우덕순은 '담배팔이'다.
그 단순하고 명료한 단어인
포수와 담배팔이와 삼십대 젊음으로
이토를 죽이고 시대에 저항한다.
그리고 그 힘으로 작가는 서술해낸다.
사실과 사실이 섞인 문장 곳곳에
스파크가 움츠러들어 방아쇠를 기다린다.
서울 출장때 책을 샀고
취해 숙소에서, 이층 버스에서,
청도에서 갈아탄 부산행 무궁화호에서 다읽었다.
비많았던 서울 밤
안개 자욱한 중국 대련 형무소
사형집행장이 떠올랐다.
죽이고 죽는자의 숙명이
남만주 철도 부설권의 굴래에 실려
쇠비린내 풍기는 철길에서 질주해
하얼빈에서 충돌한다.
작가는 의견보다 사실을 썼다.
사실의 힘이 먼 사물을 당겨 자세히 보게하고
가까운 사물을 멀게 밀어 전체를 담을수있게 했다.
개강이 얼마남지 않은 시간
무의식의 저편에서 그 철길에 올라타
겨울의 하얼빈에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