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 글쓰기

by 김용현

요즘 폰으로 종종 글을 쓴다.

잘쓰지도 못하고 잘쓰고싶은 글.

붉은 정육점 조명에 날 비추는것 같다.

어제 맥주에 소주를 너무 말았다.

목구멍부터 쥐어뜯는 우렁찬 폭탄주

파편이 위장을 찌른다.

비온후 날씨가 스산하다.

세상은 선거로 들뜨다 가라앉았다.

현충일 난 헐겁게 누워있다.

KBS 클래식 FM 김미숙의 가정음악이 들린다.

김미숙의 목소리는 허한 위장을 감싼다.

에디트 피아프가 사랑의 찬가를 부른다.

그녀가 가장 비극적일때 사랑을 노래했다.

그녀는 비극속에 사랑을 노래하며

먼생각을 했을까. 모르겠다. 고차원적이다.

시간은 여념없고

주독은 걷혀간다.

일출 직전 암흑이 짙듯

해장 직전 주독의 기세가 사납다.

베개가 높아 불편하다.

손가락은 더디고 컵라면이 먹고 싶다.

김치사발면이 좋겠다. 그것은 신김치 맛이 난다.

컵라면에 건조한 신김치를 넣는 기술력이 새삼 놀랍다. 아니다. 늘 과음하며 골골거리며 또다시 마시고 있는 내가 더 놀랍다. 이 되지도 않는 글을 당신은 왜 읽는가. 당신도 어제 분명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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