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괜찮다
이 말은 오랫동안 나를 지탱해 준 주문이었다. 무대에 설 때마다 되뇌었던 다짐이자, 실패 앞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었다. 누구에게도 기대거나 변명을 할 수 없던 순간, 내가 붙들 수 있는 것은 오직 연습뿐이었다.
기적은 없었다. 아무리 간절히 바라고 기도해도, 연습하지 않은 자리에는 그저 빈 공간과 긴장감만이 남았다. 부족한 준비는 몸이 가장 먼저 알아챘다. 무대에 서면 손끝이 떨리고, 머릿속은 백지처럼 비어버렸다. 연주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실력은 차갑게 나를 드러냈다.
처음에는 몰랐다. “이 정도면 됐지!” 하는 생각이 얼마나 많은 실수를 불러오는지. 안일한 마음은 크고 작은 실패를 만들어 냈고, 그 실패들은 때로는 내게 부끄러움과 무력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실패 앞에서 가장 겸손하고 진실해질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였다. 다시 시도하는 것.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것.
연습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일 똑같은 음을 반복하고, 같은 곡을 수백 번 치는 과정은 지루하고 때로는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 반복 속에서 손은 조금씩 기억을 쌓았고, 몸은 더 단단해졌다. 노래하듯 연주하겠다는 다짐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그 노래가 손과 몸에 스며들 때까지의 연습이 필요했다.
완벽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 완벽이란 도달할 수 없는 무지개 같은 것이었다. 대신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자 노력했다. 그 작은 변화와 성장들이 쌓여 나를 이루었다.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던 순간은 바로 그런 노력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했을 때였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내가 노력한 만큼은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었다.
실패는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실패는 그저 새로운 시도의 기회일 뿐이었다. 연습은 실패의 무게를 덜어주고,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었다. 그렇게 나는 내가 내게 가장 든든한 응원이 되는 법을 배웠다.
삶도 마찬가지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성장의 흔적을 발견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힘을 기르며 우리는 살아간다. 연습은 음악뿐 아니라 삶에서도 우리를 단단하게 만든다.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다시 해보면 된다. 그리고 그 반복 속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를 지탱하는 힘은 결국 우리 스스로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건반 밖 엄마, 서나송
그림은 그리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실패하면 또 해보면 되지요.
연습이 완벽을 만듭니다.
그렇고 말고요.
_ 모지스 할머니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