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바라보기
‘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두에게 친절하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그저 바라보면 된다.’
_영화 <원더> 대사 중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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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온전히 알 수 있는 길은
그 사람이 되어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타인이 될 수 없기에,
결국 타인을 완전히 알 수는 없다.
살아온 시간 속에서 내 방식대로
비슷한 사람들을 묶어 통계를 낼 수는 있을지 모른다.
‘보통 이런 사람은 이렇다‘
조심스레 분류하고 경계하며.
그러나 함부로 평가하고 단정짓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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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삼촌에게 장애가 있었다.
겉모습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누구보다 멋지게 해내셨던 삼촌.
물리적으로, 심적으로
얼마나 큰 고난의 시간을 건너오셨을까.
세상의 시선을 견디게 위해,
그 불편함이 자신의 삶을 잠식하지 않도록
끝없이 애쓰고 또 애쓰셨을 거다.
성한 사람들은 시시콜콜 훈수를 두기도 했겠지.
그저 바라봐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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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의 <인생의 굴레에서>를 읽는 중인데
필립이라는 아이의 곤봉발이 자꾸 떠오른다.
가장 힘겨운 싸움을 자신 안에서 치르고 있는 아이.
그에게 필요한 것도 어쩌면
특별한 말이나 반응보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시선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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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라는 말이 단순한 예의범절을 뜻하진 않을 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이해하고,
그 안의 싸움을 공감하려는 태도.
어떤 이는 마음이 다친 채로
어떤 이는 성하지 않은 몸으로
지금 이 순간 가장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니 겸손하자.
그저 바라보면 된다.
서나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