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

by 은진

지난 목요일부터 몸이 축 처지더니 토요일이 되자 일어날 수가 없었다. 말이 나오지를 않고 내내 콧물을 훌쩍거렸다. 아들은 그보다 먼저 열이 나고 콧물이 났다. 아이한테 감기가 옮은 것이다. 남편이 해외출장 중이라 겨우 일어나서 병원에 가기 위해 아이와 함께 집을 나섰다. 20개월인 아들은 소아과에 문을 열고 들어가기만 해도 운다. 아들아, 이제 그만 울 때도 되지 않을까?

"저도 진료받을 수 있을까요?"

"네~"

아들과 함께 대기실에 들어간다. 의사 선생님은 늘 그렇듯 우리 모자를 보고 웃어주신다.

"아기 전에 콧물 나더니 지금 어때요?"

"기침 나고 노란 콧물이 계속 나와요."

의사 선생님은 울고 있는 아들을 능숙하게 진료를 보신다.

"도대체 왜 우는 거야? 어? 생각을 해보라고~ 내가 너를 많이 찌르지도 않았는데~"

(찌른다는 건 예방접종)

울고 있는 아들에게 의사 선생님은 농담하시며 아들을 봐주신다. 곧이어 내 차례.

"아들보다 어머니께서 감기에 단단히 걸리셨네. 주사 맞고 가요."

아들은 진료가 끝나자마자 울음을 그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웃는다.


주사실로 아들과 함께 향한다. 간호사선생님이 아들을 보시는 동안 나는 주사를 맞기 위해 누워있었다. 근데 갑자기 아들이 우는 것이다. 주사를 자기가 맞는 것도 아닌데 엄마가 주사 맞는 모습을 보면서 계속 울었다.

간호사선생님은

"엄마 대신 울어주는 거야?

"넌 네가 맞지도 않는데 왜 또 우는 거야~"


그리고 약국에서 약을 타서 집에 왔다. 그리고 아들과 나의 공생에 대해 생각했다.


사전의 의미는 서로 도우며 함께 삶.


그렇다. 아들과 나는 공생이다. 여기서 '함께 삶'이라는 말이 와닿는다. 그래서 아들은 내가 울 때나 주사 맞을 때 옆에서 같이 울었었나. 기가 어릴 때는 엄마에게 의존하고 엄마 껌딱지였다가 점점 커서는 엄마와 자신을 동일시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더 크면 독립하는 관계.


여기서 또 생각해 볼 것은 엄마만 아이에게 주지 않는다. 엄마만 준다면 기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엄마도 아이에게 무한한 사랑과 기쁨을 얻고 또 배운다.


공생 못지않게 아이가 어른이 되고 나면 '독립'도 아주 중요하다. 20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들이지만 벌써 나는 독립을 생각하고 있다. 공생을 통해 엄마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며 애정을 듬뿍 주고 그 이후에는 온전한 어른이 되어 독립하는 관계.


갈수록 부모가 되는 게 어렵다고 생각한다. 마음과 몸이 바른 온전한 어른으로 키워내는 것. 나조차 그러지를 못하는데 내가 아들을 그렇게 키워낼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물론 아들에게 결핍이 있을 수 있지만 인간은 누구나 결핍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나는 아들이 작은 결핍을 가지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공생하며 사랑을 듬뿍 주어야겠다.


결국 중요한 건, 남는 것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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