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임을 향해 처절하게 부르짖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다.
그렇지만 그 넓은 간극을 메우려는 듯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랑하던 임에 대한 외침.
시대의 현실이 너무 암울하고 절망적인 상황이라면
과연 나도 이리 부르짖고 슬피 울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랑하는 임을 계속 외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은 하루가 흐른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虛空中)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主人)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山)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