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내야 하는 것들

나를 지키기 위해서

by 나무

우리는 사소하든 중요하든 늘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마주하고 산다. 만족하기도, 후회하기도 하며 다음을 기약한다. 나 역시 그렇게 살았지만, 심한 몸살은 앓다 보니 종종 판단력을 잃곤 한다. 모든 게 다 내 탓인 양 좌절하고, 그 생각은 꼬리를 물며 한없이 바닥으로 나를 가라앉혔다. 그땐 어둡고 찐득한 무언가가 몸에 덕지덕지 들러붙어, 움직이지 못하는 기분이 든다. 어떤 무엇도 이 슬픔을 가져갈 수 없었고, 누구도 보듬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성공에 대한 욕심, 잘해야 한다는 강박,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 습관.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늘 나를 괴롭혔다. 진정 내가 바라던 것이 맞는지 되묻게 되었다. 타인, 부모가 바라는 모습이지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가장 먼저 나는 남과 나를 비교하는 습관을 버리려고 노력했다. 특히 일을 할 때는 나는 늘 조급함을 느꼈다. 남보다 늦어질까 봐, 못할까 봐 두려워하며 일을 했다. 조금 실수할 수도 있고, 늦어질 수도 있는 건데 조금이라도 그런 일이 있으면 낙오자가 된 듯 괴로웠다. 내 것을 진심을 다해 만들기보단 남들의 잣대가 두려워 채워나가기 급급했다.


계속해서 불안감은 나를 찾았고, 나는 나에게 말해야 했다.


실수해도 괜찮아. 최선을 다했어. 고생했다.


나를 보듬는 건 아직 익숙지 않아 어색하지만, 나는 나에게 말을 건넨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길다. 스스로를 아낄 줄 아는 더 나은 삶으로 한 발짝 다가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