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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tgoodforme Jul 11. 2019

예술계 인터뷰 - 3

첫 번째 인터뷰

2019년 5월 3일

첫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첫 번째 인터뷰는 마포구 신수동에 위치한 이너프 라운지의 우흥제 아트딜러님과 진행하였습니다.


우당탕탕 인터뷰 요청을 드리고 처음 하는 인터뷰라 정말 많이 떨렸습니다.

마찬가지로 인터뷰 요청 메일을 드리고, 미리 예상 질문지를 보내드려서 인터뷰 질문에 당황(?)하시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어린 학생의 인터뷰 요청이 너무 장난스러워 보이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며 이른 퇴근 후 신수동으로 향했습니다.



이너프라운지에 도착했어요!

스크롤을 더 내리기에 앞서 이너프라운지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너프라운지는 '갤러리'입니다. 조금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죠.



간략하게 도표화해보았습니다. '전시(Exhibition)'에서 구분되는 이름들이 참 많은데요,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 요즘은 복합예술공간 등등 많은 이름들이 있는데 과연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궁금했어요. 저의 멋진 친구가 해준 이야기에 더하여 조금 더 찾아보고 살을 붙여보았습니다.

먼저 박물관은 미술관을 포함한 다른 전시시설을 포함한 공간을 말합니다. 꼭 '미술'에 국한된 분야뿐만 아니라 과학, 역사 등 해당 분야와 관련된 무언가를 전시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박물관, 떡박물관 등이 있죠. 박물관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이렇습니다. '고고학적 자료, 역사적 유물, 예술품, 그 밖의 학술 자료를 수집ㆍ보존ㆍ진열하고 일반에게 전시하여 학술 연구와 사회 교육에 기여할 목적으로 만든 시설. 수집품의 내용에 따라 민속ㆍ미술ㆍ과학ㆍ역사박물관 따위로 나누며, 그 시설의 위치와 직능에 따라 중앙 박물관 및 지방 박물관으로 나눈다.' 사전적 의미에서도 찾을 수 있듯이 '사회 교육에 기여할 목적'으로 만든, 즉 대중 교육을 목적으로 만든 공간을 말합니다. 반면 미술관은 박물관 중에서도 '미술'에 특화된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말합니다. 회화, 건축, 조각, 사진 등 미술과 관련된 작품을 전시하며 미술관도 마찬가지로 박물관이기에 대중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는 공공성과 한 분야에 더 집중하기 때문에 전문성도 함께 띄고 있습니다.


갤러리는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판매'의 목적이 추가된 시설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수익사업체를 말하기도 하죠. 딜러의 역할 또한 그 목적에 부합합니다. 작가와 작품 구입자(컬렉터) 사이의 중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갤러리(Gallery)와 박물관(Museum)의 어원을 살펴보면 갤러리는 기원전 알렉산더 대왕의 궁정 화랑(gallery)에 예술작품들을 전세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일부 사회적인 신분이 높은 계층들을 위한 것이었죠. 박물관(Museum)은 무세이온(Museion)이 어원입니다. 본래는 고대 그리스에서 신앙된 학술, 예술의 여신 '무사' (영어로는 뮤즈 Muse)의 사당이 학당으로서 발전한 것이라고 합니다. 뮤즈는 예술가들의 예술 활동에 영감을 주고 자신들을 통해서 공연과 창조의 과정을 생각해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여신이죠. (뮤즈라니... 너무 멋있어버립니다...)



이너프 라운지는 그림 가게입니다. 10년 전 이태원에서 '그림계'라는 모임으로 하루에 천 원, 한 달에 삼 만원을 모아 갖고 싶었던 그림을 사는 모임입니다. 열명으로 시작한 모임은 그 수가 늘어 '이너프십'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하여 이곳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1층은 그림을 렌탈(rental), 리세일(resale)하는 가게, 2층은 카페 및 워크샵 공간입니다.

이너프십 회원이 소장한 작품들은 렌탈 서비스를 통해 일주일에 최소 이천원부터 대여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딜러이자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인 우흥제 아트딜러님은 직접 작가의 그림을 설명해주시기도 하고 1층의 가게에 전시기간동안 계시는 작가님을 통해 직접 작가님의 그림 설명을 들을 수도 있어요.

(이너프라운지에 대한 설명은 서울문화재단공식블로그 에서 좀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도착한 이너프라운지에서는 당시 <신수시장:릴레이 아트마켓>을 진행중이었습니다.


왼쪽 : 2층으로 올라가면 카페 및 워크샵을 진행할 수 있는 라운지 / 오른쪽 : 그림가게

평소에 '갤러리'라고 하면 가지고 있는 이미지들이 있었어요. 하~얗고 조용~하고 들어가기 머뭇머뭇거려지는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며 그림을 사지도 않을 건데 들어가면 안될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죠. 하지만 여기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공간이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2층으로 올라갔어요. 2층은 카페 겸 워크샵 공간입니다.

2층 사진을 하나도 찍지 못해서.. 너무 아쉽네요.. 올라가자마자 보이는 많은 컵과 작품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인터뷰 하기로한 이영연입니다."

처음에는 아내분이 맞아주셨어요. 이후에 오늘 인터뷰를 해주실 우흥제 님께서 인사해주셨어요.


"안녕하세요! 이쪽으로 오세요. 뭐 마실 거 드시겠어요?"

"네ㅎㅎ 시원한 거 마시겠습니다."

예쁜 유리잔에 담긴 시원한 차를 마시며 인터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질문지를 받았는데, 만만치 않았어요!"

만만치 않았다는 말씀의 의미는 많은 생각을 요한 질문이었다는 의미였을까요? 오늘의 인터뷰가 기대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녹음기를 켜고 적을 것이 없을까 노트북의 메모장을 켜고...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은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던 공간 옆 벽에는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있었어요. 그것이 가지는 가치가 얼만큼인지 저는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전혀 알지 못했죠.

인터뷰 도중 우흥제 님께서 작품 몇 가지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어요. 한 순간에 작품을 보는 눈과 가지는 생각이 바뀌면서 그 가치가 더욱 배가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모두 했어야 하는데.. 저는 이 경험이 정말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그랬구나.. 나는 어떨까?'하고 생각해보는 경험.


'컬렉터'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던 부끄러운 인터뷰를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했죠. 준비가 미흡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너프라운지를 열게 된 계기

이너프라운지라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켜켜이 쌓인 소중한 가치들

왜 이렇게 사람들이 예술을 감상하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인지

작품을 관람하는 것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새로운 '여행'을 할 수 있는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들 어려워하는지

예술의 가치와 전시장에서 인증샷을 찍는 행위에 대한 의견

예술을 소비하고 향유할 관람객들에게 바라는 것들...

작가들의 대중과의 소통

등등


이러한 이야기들을 주의 깊게 들었습니다. 1시간 30분이 짧더라고요!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게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후에도 궁금했던 몇 가지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셨어요. 그리고 1층에 전시하고 있는 곳에서 작가님의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 해서 내려가 보았는데 시간이 늦어서 그림 가게 문이 닫힐 시간이라 아쉽게도 작가님의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을 것 같은데.. 다음에 또 놀러 와야죠!



인터뷰 총평은 '무겁다'입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얘기들을 나누었습니다. 미술이 지금보다 더 힘을 가지고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그 가치를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저로서는 위 항목들의 이야기가 많이 무거웠습니다.

그리고 조금 겁이 났죠. 과연 내가 궁금해하고 그 내용을 전달하는 책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도 되는 것인가. 내가 건드려서 책임(?) 질 수 있는 분야가 맞는가에 대한 고민이 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주제넘지는 않을까.. 내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이런 고민과 함께 결심도 생겼어요. 그래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들을 알고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함께 '잘 알려보고 싶다'는 결심으로 거룩한 부담감(?)도 함께 들었습니다.


프로젝트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첫 인터뷰가 굉장히 성공적이었습니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질문의 성격이 다소 무례하거나 두서없을 수 있는데도 이해하기 쉽게 말씀을 잘해주셔서 인터뷰를 정리하는 데에도 어렵지 않았어요.


텀블벅에 제 펀딩 페이지에 들어가면 가장 크게 쓰여있는 글귀인 “다 같은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는 와중에, 발가벗고 춤추면서 걸어가는 사람들은 예술가고요, 그들의 손을 잡는 사람은 딜러, 그리고 용기 있게 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관객이에요.”라는 말은 우흥제 아트딜러님이 해주신 말이에요. 듣자마자 이해가 쏙쏙 되었기 때문에 보시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최종 카피로 삼게 되었습니다.



https://tumblbug.com/artinterview




[다음 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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