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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tgoodforme Aug 21. 2019

예술계 인터뷰 - 4

두 번째, 세 번째 인터뷰

두 번째, 세 번째로 진행한 인터뷰는 작가님이었습니다.


두 번째 인터뷰를 했던 작가님 - A

세 번째 인터뷰를 했던 작가님 - B


라고 하겠습니다. 작가님들의 인터뷰는 모두 익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작가님들께는 프로젝트의 성격이 이 분야에서 예민할 수 있고 작가님들께서 주신 의견이 혹시 작가활동에 해가되지는 않을까 염려하기도 했었는데, 여러가지 이유에서 익명으로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


작가님 인터뷰가 가장 설레면서도 걱정스러웠던 이유는 제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성격을 이해해주실까, 그리고 개발될 솔루션 즉, 앱의 주된 참여자가 '작가'이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본격적인 작가님들의 인터뷰를 하기 전에 회화를 전공하고 현재 IT 기업에서 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저의 멋진 친구에게 이 프로젝트에 대해 가장 먼저 물어본 것이 시작이었어요.


저의 멋진 친구 왈,

'현상에 대한 것은 너무나 몸소 느끼고 있는 바지만, 작가들이 참여할 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작가의 목소리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작가들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이 설명되어지기를 원하지 않는 작가들도 있다.'

친구의 말을 듣고 '아차!' 싶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약간 시작도 하기 전에 안될 이유를 맞닥뜨린 기분.. 쉽게 망할거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아직 시작도 하기 전이니까)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A 작가님의 인터뷰 당일이 되었습니다. 5월 7일에 한 카페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역시 마찬가지로 작가님의 뒷조사(?) 후 인터뷰지를 작성하여 미리 프로젝트의 기획자료와 함께 보내드렸습니다. 질문에 당황하시지 않도록요 !


A 작가님은 병아리 작가님입니다. 아직 외부 전시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시에 대해 그리고 문화예술그림에 대해 생각하는 깊이가 깊으신 분이었어요. 그리고 그것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니셨다고 느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면서 돈도벌고 그림도 계속 그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진취적인 분이셨습니다.


인터뷰의 일부를 가져와보았어요.


A 작가  |   맞아요. 사실 인기 있는 전시의 작가에 대해 알고 보는 사람이 70%라고 하면은 30%는 유명한 사람이라니까 사진찍으러 가자하고 가는거죠. 전시장 가면은 동선이랑 작업 설명이 나와있는 팜플렛이 있는데, 거기에 작가의 배경이나 작업 설명에 대해 상세하게 적혀 있어도 그걸 제대로 읽는 사람들도 적을 뿐더러 스테이트먼트도 읽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문제죠.


이영연   |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요?


A 작가    |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모르는거죠. 예를 들어서 저희 어릴때 미술시간에 고등학교 중학교 미술시간에 배우는 거는 미술 기법, 뭐가 뭐다 미술 사조를 배우지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을 배우지는 않잖아요? 이게 문제인것같아요.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작가님의 말은 이전에 인터뷰를 진행했던 우흥제 님의 의견과 맥락이 같았어요. 어쩌면 같은 '예술계'라는 범주 안에 구분되는 두 개의 카테고리에서 같은 문제에 대해 같은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보는 순간이었습니다.


또한, 인터뷰하면서 짱이다고 느꼈던 작가님의 비유가 있었어요. 어떤 것인지는 책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0초 후에 공개되지않아요. ^ ^ (이 글을 작성할 때에는 텀블벅 펀딩이 마감되었고 펀딩 결과는 실패이지만 ㅠㅠ 책 내용이 궁금하다고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그 분들과 저의 개인소장을 위해 소량인쇄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작가가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장벽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되었습니다. 단순하게는 경제적인 부분부터 복잡하게는 사회적인 부분까지. 작가가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참 많구나. 그리고 그것과 연관된 많은 크고작은 연결고리들이 작가들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겠구나.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풀pool이 정말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A 작가님과는 또 작품의 '가격 책정'에 대한 이슈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가격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전에, 개인적으로 저는 '그림'과 같은 '창작물'에 '돈'이라는 가치나 구체적인 값(십만원이든 백만원이든)이 부여되면 그 창작물이 가지는 순수함과 의도가 절하된다는 세상물정모르는 어린애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을 어떻게 돈으로 환산해?'라는 작가님의 말에 백번공감하였죠. 근데 또, 가격을 매기고 그 가격에 팔려야 작가들이 창작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심플한 구조가 있잖아요. 그 구조만 이해해도 저의 생각이 그저 외부에서만 바라보며 그 분야에 대해 좋은 것, 아름다운 모습만 보려고하는 관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작가의 작품이 돈으로 환산된다는 것이 너무나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얼마의 값어치로 그 작품의 의도, 작가의 생각, 이 작품을 창작해 내기까지의 작가의 배경과 가치관 등등이 결정된다고 느껴져요. 작품이 곧 그 사람(작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 사람에 대한 값을 매기는 듯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더라구요..


A 작가님과의 인터뷰는 한시간 반동안 여유롭게, 그리고 열띠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예정된 인터뷰는 B 작가님과의 인터뷰였습니다. 5월 17일에 진행되었어요. 사실 5월 15일에 사용자 인터뷰(저희 과 친구들)를 진행하였지만, 같은 '작가님'의 인터뷰라는 점에서 브런치 글에서는 순서를 조금 바꿔보았습니다. 정리하자면 '5월 7일 A 작가님 -> 5월 15일 사용자 인터뷰(저희 과 친구들) -> 5월 17일 B 작가님'의 순서인것이죠. 사실 날짜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읽으시는 독자분들께서 잉?스러우실 수 있으므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B 작가님은 SNS DM으로 인터뷰 요청을 드렸습니다. 작업 계정이 있다는 것은 SNS로 하여금 대중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홍보의 효과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연락을 드렸었는데, '엇 뭐야뭐야'하시면서도 흔쾌히 인터뷰를 승낙해주셨어요 ^ ^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B 작가님과의 인터뷰는 5월 17일, 마찬가지로 카페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B 작가님께서는 졸업전시 말고도 개인전을 여신 경험이 있는 작가님이셨어요. 공모전에 지원해서 전시가되는 형태였는데, 개인전으로 전시의 종류가 바뀌었다고 해요. 작가님과의 인터뷰는 다른분들의 인터뷰와는 다르게 책 내에서 작가님의 대화로 시작이됩니다. 그만큼 열정적이게 저에게 작가님의 깊은 생각을 나누어주셨어요. 시작을 굳이 제가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주셔서 편안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작가님과는 좀 더 '전시'가 어떻게 구성이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열리게 되는지 작가의 시선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공모전 선발부터 작업 과정, 개인전 준비를 위한 부수적인 절차들까지 듣게 되었어요. 신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작가님의 시선에서는 어떠할지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쉽지 않다보니 더 신기하다고 느껴졌던 것 같아요.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조금 가져와보았습니다.


B 작가   |    (중략)다른 사람들은 여가시간에 그림 보러 가는데 그러면 나는 그런거를 어디서 풀어야하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누군가의 해소, 탈출구로 보이는 것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보면 수행하는 것 같기도해요. 내 일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되게 중요한 의미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면 보는 타자가 겪었던 힘든 과정이나 그런것을 대신 겪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거든요 (중략)


이 대답을 듣기 전에 제가 했던 질문은 "작가님의 역할은 어떤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였습니다. 재미있고 좋아하던 것도 일이 되면 부담스럽거나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많이 듣고 또 제가 직접 경험하고 있기도 한데, 그러한 맥락에서 보았을 때 작가님들도 보편적인 직장인들과 다를 바 없는 힘듦을 겪고 계시다는걸 느꼈어요. '수행'하고 있는 거 같다는 대답은 다소 충격이었습니다. 거룩한 부담감 같은 의미 일까요. 한번도 작가님들의 입장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던 것 같아요. 쉽게 생각해서 '창작의 고통'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당연히 힘드신 부분이 있겠지.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관람객의 입장에서만 늘 생각을 하다보니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우흥제 아트딜러님과 같은 말씀을 해주신 구절이있었습니다.

"솔직함" 인데요, 아트딜러님께서는 솔직한 작품이 좋은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고 저 또한 작가의 의도와 배경이 솔직하게 담긴 그림이 관람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더욱 와닿는다고 표현하는데요. B 작가님께서도 있는 그대로의 작품의 과정이 담긴 것을 아카이빙해서 보여주는 것이 부수적으로 작품 외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완벽한 마지막의 결과물만 보여주기보다 이러한 과정에서 설령 작업 중에 엎어지더라도 그 과정조차 보여준다면 어떨까말이죠. 깨끗한 화이트큐브에 완벽하게 수직수평을 이룬 그림이 걸려있는 것 보다는 그거 이외로 이런 과정을 거쳤음을 보여주는 것이 관객들에게 더욱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에 많이 공감하였습니다. 심리적인 진입장벽이라던가, 접근성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해요.


B작가님께서는 그림을 그리고 만나는 사람도 한정될 수 밖에 없는 루틴에서 새로운 것은 없을까 너무 혼자만의 생각을 하면서 표현을 하는 직업이다보니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싶을 때가 있다고 하셨어요. 미술이 아닌 다른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은 영감이 될 수도 있구요. 대중들과 소통을 하는 것을 어렵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인 것 같다고 느꼈어요. 이밖에도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환경, 바라는 점 등등 한번이라도 전시를 해본 분 입장에서 듣는 이야기는 또 다르더라구요. 그 점들을 책에 담았습니다. :)



마치며...


다른 분들과의 인터뷰도 마찬가지지만, 작가님들과의 인터뷰는 무겁고 더 조심스러운 면이 있었습니다. 이분들을 위한 결과물을 내고싶다는 욕심과 또 여전히 내가 바꿀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함께 쥐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작품 활동을 하시는데에 도움이되는 무언가를 하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얼른 책을 마무리 지어야겠습니다.


책의 계획은 대략 이러합니다.

현재 인터뷰에 대한 원고는 모두 작성을 완료하였고, 익명으로 진행된 작가님의 인터뷰에서 작가님이 드러날만한 단어나 문장들을 고치는 작업중에 있습니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인터뷰 원고는 모두 마감됩니다!

- 8월 15일 전후로 마감 예정


그리고 앞뒤 에필로그와 프롤로그 부분, 사용자 부분에서 통계와 관련된 내용들이 추가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원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8월 25일 전후로 마감 예정 + 글 마감 후 검수 2~3일 소요 예정


중간중간 내지의 디자인과 종이 선택 등 디자인과 관련된 요소들을 결정하고 수정하는 것 까지 마무리되면 인쇄를 넘기려고 합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예정일대로 된다면 9월 초에는 인쇄소에 인쇄 요청을 드릴 예정입니다.


이 일정이 첫 글처럼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최대한 탄탄하게 준비를 해보고 있습니다!

비록 펀딩에는 실패했지만, 제 생각과 진행은 꾸준하게 이어질 예정입니다. 깊이있게 꾸준히.



[다음 편 예고 : 예술계 인터뷰 - 5]

사용자 인터뷰 : 디자인과 학생들이 바라보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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