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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훈 Jul 25. 2022

부자로 가는 길에서 만난 수행자(4)

본문1-1 멈추기-자동적 사고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의사의 수행과 경영에 관한 이야기. 본문1_1 멈추기(止)_자동적 사고]


1-1. 멈추기 止 - 자동적 사고


수행자의 마음가짐 첫 번째가 멈추는 것인데 스케일업으로 향하는 CEO의 첫 번째 마음가짐도 역시 止(지). 멈추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언가를 내가 의식에서 내려놓는다는 뜻입니다. 

자동적 사고, 비관적 네이밍, 부정적 언어 등이 내려 놓아야 할 대표적인 것들인데 이런 것들은 과거의 기억, 관념, 습관에 물든 것들입니다. 


수행자와 CEO는 언제나 지금, 여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과거에 물든 생각이나 감정으로는 실체를 마주할 수 없습니다. 실체가 아닌 것을 바탕으로 하는 어떤 노력도 허무하게 끝나고 말 것입니다. 


수행자와 CEO는 과거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현재를 바라보는 법을 깨쳐야 하며 그것이 바로 ‘멈추기’의 힘입니다. 



가. 자동적 사고


지금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과거의 경험으로 즉시 판단해 버리는 생각을 자동적 사고라고 합니다. 종합적인 판단이 없이 반사적으로 판단하는 셈이죠. 

발을 바닥에서 띄운 다음 힘을 빼고 무릎 아래에 있는 힘줄을 가볍게 치면 발이 앞으로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신호가 뇌까지 올라가지 않고 척추로 들어갔다가 다시 척추에서 바로 되돌아 나오며 운동신경을 자극하는 척수반사의 일종입니다. 일반적인 반응은 자극이 척추를 통해 뇌에 전달되면 자극의 강도와 빈도, 의미에 대해 뇌가 판단을 한 뒤 움직일 것인지 말 것인지, 움직인다면 어떤 동작을 할 것인지 결정하고 실행하게 됩니다. 반면에 척수반사는 힘줄에 자극이 가해진 다음 뇌를 거치지 않고 즉각적이고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무릎의 척수반사동작이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것처럼 사람의 생각도 이렇게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일상에서의 잠시멈춤


우리 병원 직원이 개인적으로 겪은 일화입니다.


그 직원이 사는 오피스텔의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굵은 금목걸이를 한 덩치가 좋은 한 남자가 팔에 문신을 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험성궂은 인상의 그 사나이가 엘리베이터에 타자 마자 팔을 앞뒤로 휘두르는데 동작이 커서 자신이 맞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옆에 있던 그 직원은 기분이 불쾌해 졌답니다. 가만히 좀 있으라고 한 마디 할까 하다가 자세히 보니 테니스를 치는 흉내를 내고 있었던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 직원은 불쾌했던 마음을 가라 앉히고 질문을 했습니다.


그 직원 : "테니스를 좋아 하시는가 봅니다."


금목걸이 사나이 :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아, 최근에 테니스를 배우는데 넘 재밌어요."


그 직원 : "이 근처에 테니스 레슨을 하는 곳이 있나요?"


그러자 그 금목걸이 사나이는 주변의 테니스장 두 군데의 장단점을 그 짧은 시간에 침을 튀기며 열심히 설명을 해 주었다고 하더군요. 자칫 불쾌하고 분위기가 좋지 않을 뻔 했던 그 짧은 시간 동안 판단을 내려 놓고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두 마디 했고 그 험상궂은 금목걸이 사나이는 설명을 하느라 팔을 휘두르는 동작을 멈추었습니다. 우리 병원 직원이 진짜 원했던 것은 엘리베이터에서 안전을 원했는데 처음 스친 생각에 끌려가서 가만히 좀 있으라고 했다면 어떤 상황이 그 다음에 벌어졌을지는 모르는 일이죠. 고분고분 말을 듣고 동작을 멈추었을지, 말싸움이 되었을지, 아니면 주먹다짐까지 갔을지 모르는 일이죠. 


우리 병원 직원은 판단 내지는 생각을 멈추고(止) 그의 행동을 관찰한 뒤(觀) 적절한 질문을 했습니다.(行) 짧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는 목적을 달성했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수 있었습니다.



생각은 피할 수 없는 중독의 일종!


중독이라는 것은 자기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만 두고 싶어도 자기 마음대로 그만 둘 수 없는 것을 중독이라고 합니다.

자동적 사고가 바로 중독의 전형입니다. 불교에서는 카르마 또는 업(業)이라고도 하죠. 


늘 해오던 방식으로는 문제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불쑥 불쑥 그런 생각이 올라오고 그 생각에 끌려가고 맙니다. 도박에 중독된 사람이 집문서를 팔아서 자기도 모르게 도박장으로 발길이 향하듯 내 생각에 중독되어 CEO에게도, 직원들에게도, 조직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과거에 물든 행동을 반복하면서 조직을 망가뜨리게 됩니다.


오너들은 직원들을 볼 때 이런 생각이 들곤 하죠. 


“맨날 지각하는 저 녀석, 일처리는 안 봐도 뻔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이런 생각이 바로 자동적 사고입니다.


스케일업으로 나아가는 CEO라면 “저 치료사는 이번 달에 3번 모두 10분 남짓 지각을 했군. 컨디션이 안좋은 건가? 최근에 치료는 잘 하고 있는지, 치료결과는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해 볼까?” 하고 상황을 가급적 있는 그대로 보려고 호기심을 가집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집안에 일이 있거나 여자친구와 헤어져 마음이 우울할 수도 있습니다. 


보자 마자 빛보다 빠른 속도로 판단해 버리는 것이 호기심을 잃고 자동적 사고에 끌려다니는 사람들의 특징입니다. 자동적 사고에 끌려 다녀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기를수가 없고 조직의 분위기는 어두워집니다. 원하는 방향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이죠.


자동적 사고를 멈추고 호기심을 유지하기


스케일업으로 나아가는 CEO는 상황을 판단할 때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호기심을 유지하고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습관에 물든 생각에서 벗어나야만 합니다. 물론 특별한 이유 없이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지각을 한 상황이라면 분명한 기준에 따라 처리를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일에 감정을 써가며 에너지를 낭비를 할 필요는 없는 것이죠. 기준도 없고 호기심도 없다면 괜히 에너지만 쓰고 결과도 좋지 않아서 서로 불편한 상황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반복되거나 조직에 해를 끼치는 상황들을 정리하여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길입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살필 시간도 없이 딱 보자마자 즉각, 자동적으로 그런 생각이 떠오른다면? 그래도 아직은 최악이 아닙니다. 최악은 즉각적으로 떠오른 그 생각에 딸려 가면서 바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자동적 사고에 끌려가는 사람은 아무리 오래 살아도, 아무리 노력을 해도 늘 그 자리에서 뱅글뱅글 돌면서 강아지가 자기 꼬리를 물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동적 생각이 떠오를 때 그 자리에 멈춰서 자신의 생각을 내려 놓고 진실은 과연 무엇인지 살필 수 있는 안목이 있다면 이것은 훌륭한 수행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수행을 반복하면서 자동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것은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림태주 시인의 말처럼 시간이 곧 진심이니까요.


정말 복잡한 것은 세상인가? 내 마음인가?


매사 불안한 사람은 생각 중독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각 중독에서 벗어나는 해독제가 바로 '멈추고 알아차림'입니다. 명상을 통해서도 이런 멈추고 알아차림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불안하거나 번잡할 때 마다 바깥의 환경을 일일이 해결하기보다 우선 멈추고 내면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말 복잡한 것은 세상이 아니라 내 마음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준비되지 않은 채 한번에 너무 많은 것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대로 그러한 것을 내 생각으로 조작하고 싶은 욕심을 부리고 있지 않는지 잠잠히 돌아보아야 합니다.




원치 않는 현실에 고개를 돌리고 싶은 것이 약한 동물들의 공통된 속성입니다. 약한 동물의 속성을 내가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불편하고 두렵더라도 전모를 확연히 바라보고 싶은 CEO의 간절한 열망이 첫 번째 마음가짐의 바탕입니다.


스케일업을 위해 CEO가 그만 두어야 되는 것, 멈춰야 하는 것 중 첫 번째는 바로 자동적 사고입니다.




이번 한 주도 멈추기를 연습하며 문제해결력을 키워가는 한 주가 되시기 바랍니다.


푸른별에서의 여행이 여전히 즐거운 행복한재활의학과 김정훈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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