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편지_능력과 행복의 관계(1)
아들아!
인생을 꼬이게 하는 이야기 중에 가장 치명적인 능력과 행복의 혼돈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할게.
위의 동물은 중국의 고서에 나오는 신화적 동물이야. 덩치도 크고 날개는 네 개나 있고 다리도 여섯 개나 있어서 상당히 힘이 세고 능력이 있어 보이지?
그러나 머리가 없어. 힘은 있으나 머리가 없어서 사방을 분간하지 못하고 어디로 갈지를 모르는 동물이란다. 이 동물의 이름이 바로 “혼돈 混沌 chaos”이란다.
고대 신화 속에 나오는 혼돈이라는 동물들이 오늘날 우리 주변에도 사방을 분간하지 못하고 힘을 과시하며 돌아다니는 것 같지 않니?
능력과 행복에 관한 문제도 우리가 이렇게 혼돈하고 있는 것 같아.
능력과 행복을 완전히 같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아니면 거의 유사한 의미로 보는 사람도 많고.
어떤 이들은 말로는 이 둘이 서로 다른 줄 안다고 하면서도 자신의 시간과 돈, 에너지를 쓰는 것을 보면 능력과 행복을 거의 같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거의 대부분의 시간과 정신적 에너지를 경쟁에서 이기는 데만 집중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의 목표를 행복으로 정해 놓곤 하지.
아빠 병원 이름에도 ‘행복한’ 이라는 말이 들어가니까 이상할 것은 없어. 그러나 행복을 목표로 하면서도 능력이 곧 행복이라는 혼돈 속에 빠져서 능력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많이 성취하는 것이 경쟁력이고 경쟁력이 곧 행복과 유사한 것이라고 생각들 하지.
이런 사람들은 능력과 행복이 한 축에서 같은 방향에 놓여 있다고 믿는 것 같아. 아빠도 이렇게 혼돈 속에 빠져 있었던 때가 있었어. 아빠가 네 나이 때에는 정말 혼란스러웠단다.
몇 년 전 한참 인기 있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나오는 것처럼 정말 똑똑하고 가진 것 많은 사람들이 휘황찬란한 집에 살면서 온갖 것들을 다 누리지만 정말 행복해 보였니? 능력과 행복을 동의어로 생각한다면 정말 결말이 비참할 수도 있단다. 말 그대로 정말 혼돈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