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사람이 휴가도 잘 쓴다.
그래서 나는 언제 쉬어야 하는 것인가.
아니, 언제 쉴 수 있는 것인가.
근태 일정을 확인하고 벽에 달려 있는 달력을 쳐다보았다.
언제 휴가를 내야 하는지, 같이 일하는 분들과 휴가가 겹치지는 않은지.
달력을 훑다가 회사 창립일이 눈에 띄었다.
10월 중순 회사 창립일엔 전체 휴무를 하는데, 웬일인지 창립일 앞 뒤로 휴가 쓴 사람이 없었다.
바로 옆자리 시니어에게 물었다.
"저 00일, 00일에 휴가 써도 될까요?"
"응~ 그래."
그렇게 간신히 날짜를 정했다.
그럼.. 뭘 해야 하지?
그냥 쉴까.
아니, 뭔가 아쉬운데??
작년에는 해파랑길을 다녀왔다.
쉬는 날인지도 잊어버리고 있다가 그 전주에야 알아차렸다.
너무 늦게 알기도 했고 이미 창립일 전후로 휴가를 낸 분들이 많아서
거창한 계획은 세우기 어렵고 그렇다고 멍하니 하루를 보내는 건 싫어서
주문진에서 강릉을 걷는 코스를 택했다.
왼쪽에 바다를 끼고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소나무길 걷는 게 참 좋았다.
중간에 유명한 로스터리카페도 있어서 커피도 마시고, 원두도 사고.
걷는 거, 좋지...
그런데 이번엔 쉬이 그쪽으로 마음이 가지 않는다.
문득, 작년부터 이상하게 가고 싶었던 온천과 테마파크가 떠올랐다.
어?
도쿄나 오사카??
열흘도 안 남은 이 시점에?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