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틈을 허락하는 연습
가끔은 결점보다, 그 결점에 대한 ‘믿음’ 이 더 무섭다. 한 번의 실수를 ‘사실’로 두지 못하고, 나를 규정하는 ‘진리’ 로 격상시켜버릴 때, 스스로의 감옥이 완성된다. “오늘 발표에서 말을 더듬었다”는 건 사실이지만, “나는 말을 못 하는 사람이다”는 해석이다. 그 해석이 굳어질수록 결점은 더 이상 나의 일부가 아니라, 나 자신이 된다.
이 믿음은 견고한 벽을 만든다. 누군가 “발표 좋았어요”라고 말해도 그 말은 닿지 않는다. ‘그냥 하는 말이겠지’, ‘나를 잘 몰라서 그래.’ 벽은 따뜻한 시선을 차단하고, 작은 실수 하나는 “역시 나는 안 돼”라는 편견을 강화하는 증거가 된다. 결국 그 벽 안에서 위로도 가능성도 닿지 못한 채, 자책만이 메아리친다.
그 벽을 무너뜨리는 첫걸음은 의심이다. “정말 나는 말을 못 하는 사람일까?”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었을까?” 이 짧은 질문이 단단한 신념에 미세한 틈을 낸다. 스스로를 단정하던 문장에 작은 ‘의심’이 스며들면, 벽은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다. 모든 변화는 그 균열에서 비롯된다.
그다음은 기록이다. ‘사실’과 ‘해석’을 분리해 적어본다. (해석) “나는 말을 못 한다.” (사실) “회의 때 첫 문장이 흔들렸지만, 준비한 내용은 다 전달했다.” 이 단순한 구분만으로도 결점은 ‘절대 진리’의 자리에서 내려온다. 결점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제는 나를 규정하지 않는다. 그저 수많은 조각 중 하나가 된다.
결점은 사라지지 않아도 된다. 대신 그 결점이 나의 진리가 되지 않으면 된다. 벽 너머의 위로가 닿고, 불완전한 나를 믿는 법을 배우는 순간, 결점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니라 변화의 결이 된다. 스스로에게 작은 틈을 허락할 때, 비로소 단단한 자책의 벽이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