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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화, 한국 봄의 황금빛 전령




# 황매화


정원 한구석에

노란 꽃이 피었다.


매화를 닮아

황매화라 불리지만

매화는 아니다.


5월이 지나고

6월이 와도

여전히 피고 진다.


계절감각을 잃었을까

아니면 더 오래

우리 곁에 머물고 싶은 걸까.


다섯 개의 꽃잎

다섯 개의 꽃받침

소박한 얼굴로


여름까지 이어지는

노란 인사.


기후가 변해도

꽃은 꽃대로

자기만의 시간을 산다.




# 황매화, 한국 봄의 황금빛 전령


황매화(黃梅花, *Kerria japonica*)는 장미과에 속하는 유일무이한 1속 1종의 단형식물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피어나는 황금빛 꽃으로 한국의 봄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자생 관목입니다. “숭고함”과 “기다림”이라는 꽃말을 가진 황매화는 계룡산 갑사를 중심으로 전국 최대 군락지를 형성하며, 매년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봄꽃 명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겨울에도 푸른 줄기를 유지하는 독특한 특성과 강한 적응력으로 도시 조경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 꽃말에 담긴 깊은 의미와 전설


황매화의 꽃말은 “숭고”, “기다림“, 높은 기품”, ”고결한 마음”, “왕성”으로, 노란색이 상징하는 고귀함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는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황매화 유래 전설에서 비롯됩니다.


황부자 딸의 전설에 따르면, 황부자의 외동딸과 가난한 청년이 사랑에 빠져 손거울을 반으로 나누어 사랑의 증표로 삼았습니다. 청년이 돈을 벌러 떠난 사이 도깨비가 처녀를 가두고 가시나무로 입구를 막았으나, 돌아온 청년이 거울에 햇빛을 반사시켜 도깨비를 물리쳤습니다. 그때 가시나무가 부드러워지며 황금빛 꽃을 피우는 나무로 변했다고 하여 “황부자의 딸 때문에 생긴 꽃”이라는 의미로 황매화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한국 전통문화에서 황매화는 고려 후기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서 “지당화(地棠花)“로, 조선시대 《물명고》에서는 “체당(棣棠)“으로 기록되었으며, 궁중에서는 때로 어류화(御留花)로 선택받기도 했습니다. 한방에서는 생약명 “체당화”로 기침, 이뇨, 관절통 치료에 사용되었고, 진달래와 함께 화전(花煎) 재료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형태적 특징으로는 높이 1.5-2m의 낙엽활엽관목으로 자라며, 가장 독특한 특성은 겨울에도 줄기가 녹색을 유지한다는 점입니다. 잎은 길이 3-7cm의 난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날카로운 겹톱니를 가지며, 호생으로 배열됩니다. 꽃은 지름 3-4cm의 황색으로 5개 꽃잎을 가진 홑꽃이 기본형이며, 가지 끝에 1개씩 단생합니다.


황매화는 매우 강한 내음성을 가져 양지와 음지를 가리지 않고 잘 자라며, 내한성과 내공해성이 강해 도시 환경에도 적합합니다. 천근성 뿌리로 지하경을 통해 번식하며 무더기로 성장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 개화시기와 실용적 재배 가이드


황매화는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약 1개월간 개화하며, 특히 4월 말부터 5월 초가 만개 시기입니다. 개화 후 8-9월에는 길이 5mm 정도의 검은색 수과가 익습니다.


재배 방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식재는 10-11월 또는 3-4월이 적기이며, 습기가 많고 비옥한 식양토 및 사양토를 선호합니다. 배수가 잘 되면서도 보습력이 있는 중성에서 약산성 토양이 적합합니다. 물주기는 토양 표면이 마르면 충분히 공급하되, 과습은 피해야 합니다.


가지치기는 꽃이 진 후 바로 실시하며, 연 1회 늦가을이나 이른 봄에 기본 시비를 합니다. 번식은 삽목이 가장 효과적으로 거의 100%의 높은 발근율을 보입니다. 초봄 휴면지삽목이나 8월 중순 반숙지삽목 모두 가능하며, 2-4주면 발근됩니다.


## 한국의 자생지와 대표 관람지


한국에서 황매화의 대표적 자생지는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산 갑사 일원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황매화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갑사 황매화마을”로 불리며, 계룡산국립공원 내에 위치해 천년고찰 갑사와 어우러진 장관을 연출합니다.


갑사 황매화 핵심 관찰 구역은 갑사 주차장에서 사찰까지 이어지는 오리숲길을 따라 펼쳐집니다. 갑사 일주문 주변의 황매화 터널길, 대적전 주변의 겹황매화(죽단화) 집중 분포지, 계곡을 따라 이어진 자연관찰로의 홑꽃 황매화 군락 등이 주요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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