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동물 토끼의 비명과 맞바꾼 앙고라 니트
겨울철 의류 소재로 정말 다양한 동물성 소재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따뜻하고 폭신한 느낌의 앙고라 니트와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렉스 목도리는 토끼털로 만드는 대표적인 아이템들인데요.
내가 지금 입고 있는 혹은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앙고라 니트와 토끼털 목도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혹시 아시나요?
이는 평소 소리를 내지 않는 동물인 토끼의 처절한 비명과 맞바꾼 제품들입니다.
:: 패션에서 착취당하고 있는 동물들 이야기 04 ::
지난 2013년 PETA는 전 세계 앙고라 털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중국의 앙고라 털 채취장을 잠입 취재, 앙고라토끼에 대한 학대 모습을 담은 충격적인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털을 무자비하게 뽑히는 앙고라토끼의 끔찍한 비명이 담겨 있는 이 영상으로 인해 많은 브랜드들이 앙고라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었습니다.
(앙고라 털의 숨겨진 비밀을 담은 유튜브 영상 >> The Truth Behind Angora Fur <<)
토끼들은 2~3개월에 한 번씩 산 채로 털을 모두 뜯기며 비좁은 우리 안에 갇혀서 학대당하다가 생을 마감합니다. 살아있을 때 털을 채취하는 이유는 윤기가 나는 상태에서 모근까지 뽑아 길이가 길고 품질이 좋은 앙고라 털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중국은 동물 보호법이 없기 때문에 토끼의 고통은 묵살된 채 자행되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대중적인 소재인 렉스는 일반 토끼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모피용으로 품종 개량한 털입니다. 렉스는 토끼털에 비해 털의 길이가 짧아 융단과 같이 부드러운 감촉을 지니고 보온성이 뛰어나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요. 산업에서 이용되기 위해 품종 개량되어 태어난 토끼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오로지 털이 뽑히고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거나 도살당합니다.
토끼털과 가죽은 보통 니트, 부츠나 패딩의 장식, 목도리, 코트, 가방 등에 사용되기 때문에, 비동물성 소재, 즉 비스코스, 폴리에스터, 코튼, 아크릴 등의 소재로 만든 니트나 페이크 퍼 제품들로 충분히 대체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죽 대신에 PU(폴리우레탄) 등의 합성 피혁 소재로 만든 제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PVC도 합성 피혁 소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PVC는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는 모든 과저에서 사람과 환경 모두에게 가장 해로운 최악의 플라스틱 물질이기에 이 소재는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PVC에 대한 내용은 다음에 자세히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토끼는 의류 소재뿐 아니라 지난 수십 년간 안 점막 자극 드레이즈 테스트와 피부 실험에 사용되어 왔습니다.
1940년에 개발된 이 실험은 토끼가 움직이지 못하게 목과 몸을 결박시켜 화학물질을 토끼 눈 또는 피부에 적용하는 실험이라고 합니다. 이 실험으로 인해 토끼는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끊임없이 당하고, 이 실험은 신뢰성이 떨어지고 결과의 일관성 또한 떨어짐에도 현재까지도 많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토끼가 이 끔찍한 실험에 사용되는 이유는 관리 유지비가 저렴하며 번식이 빠르고, 특히 인간과는 다르게 눈물샘이 없어서 해로운 물질이 눈에 투여되었을 때 눈물로 씻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토끼는 다른 동물에 비해 더 많은 양의 화학물질을 투여할 수 있고 더 오랫동안 관찰할 수 있어 드레이즈 테스트에 유리하다고 합니다.
이미 오랫동안 행해진 동물실험은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어 이제는 필수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도 정확히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대체 실험법’이 많이 개발되었습니다. 또한 시중에는 동물성 실험을 하지 않았으며, 동물 성분 또한 포함되지 않은 화장품 및 생필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동물 실험에 소비되고 있는, 내가 입을 옷에 소비되고 있는, 귀여움으로 소비되고 있는 동물들의 삶의 가치는 각각 다르지 않습니다. 동물은 누군가의 소유물이나 우리가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재료가 아니라, 각각의 개체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생명입니다.
다음은 소 편입니다.
[참고 자료]
[팁] 섬유에 관한 이야기 (2) : 앙고라의 특징 / 앙고라토끼, 토끼털에 대한 불편한 진실
AJU TV 앙고라 털의 진실, 산 채로 3개월에 한 번씩 털 뽑히는 토끼
비건 패션을 선보이는 낫아워스(Not ours)의 프로젝트 <낫아워스 스웻셔츠: '동물의 우리의 것이 아니다'>가 텀블벅 펀딩 중입니다(펀딩기간: 2월 18일까지).
낫아워스(Not ours)라는 이름에는 ‘우리의 것이 아닌 것들’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의 가죽이 아닌 동물의 가죽’, ‘우리의 털이 아닌 동물의 털’ 같은 의미뿐 아니라 ‘우리의 것이 아닌 미래 세대의 자원’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낫아워스의 고민을 담은 우리의 슬로건이자 이름인 낫아워스의 로고를 프린트 한 스웻셔츠를 만들었습니다.
패션 브랜드에서 만난 비건인 두 친구가 만드는 낫아워스(Not ours)는 동물 착취 없이도 퀄리티가 좋고 세련된 패션 아이템을 선보입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를 함께 공감하며 만들어가요. ʕ ·ᴥ·ʔ ʕ·ᴥ· ʔ
낫아워스의 두 번째 프로젝트의 더 자세한 이야기는 텀블벅 페이지에 담았습니다.
https://tumblbug.com/notourssweatshi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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