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ttingham Castle Aug 30. 2022

영국 왕실이 브랜드에 선사하는 선물

브랜드 문화유산과 로열 워런트

지난 시간에는 럭셔리 브랜드에 ‘원산지(Country of Origin)’가 얼마나 중요한지, 무분별한 오프쇼어링(off-shoring)이 럭셔리 브랜드의 정체성과 문화유산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이번 시간에는 계속해서 브랜드가 지닌 문화유산 중 하나인 로열 워런트(Royal Warrant ∙ 왕실 인증)에 대해서 알아보자.

* 로열 워런트는 Savile Row 케이스 스터디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므로 오늘은 간단하게 맛만 보는 정도로 하자!


영국을 비롯하여 벨기에, 모나코, 스웨덴, 일본 등 지금도 입헌군주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은 대부분 로열 워런트 제도를 갖고 있다. 그러나 각 나라의 로열 워런트를 단순하게 나열하기보다는 로열 워런트의 원칙과 그것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설명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오늘은 [영국의 로열 워런트 제도]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영국의 로열 워런트는 여왕(Her Majesty the Queen), 에든버러 공작(His Royal Highness The Duke of Edinburgh) , 웨일스 왕자(His Royal Highness The Prince of Wales)에게 최소 5년 동안 10개의 상품 또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한 사람 또는 기업에 왕실의 이름으로 그 가치를 인증하는 제도이다. 1)

여왕이야 잘 알 테고, 에든버러 공작은 얼마 전 타계한 여왕의 부군 필립 공이며, 웨일스 왕자는 찰스 왕세자이다. 따라서 필자가 논문을 쓸 당시에는 로열 워런트의 수여자가 3명이었으나 필립 공의 타계로 지금은 여왕과 왕세자 등 2명만이 로열 워런트를 수여하고 있다.


왼쪽부터 여왕, 故 에든버러 공작 , 웨일스 왕자

로열 워런트 제도의 시작은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 가는데, 12세기 헨리 2세부터 상공업 증진을 위해 품질 좋은 상품 등을 영국 왕실에 공급하는 상인들에게 국왕과 여왕 등이 인증을 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장인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소규모 공방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현재 기준 800여 팀이 로열 워런트 인증을 받았다. 왕실 인증을 받은 경우는 비즈니스를 할 때 왕실의 문장(紋章)을 간판이나 문서의 상단 부분 그리고 상품의 포장에 사용할 수 있다.

관계 기관에서 로열 워런트는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를 왕실이 선호하며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이지 최고의 품질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로열 워런트 인증을 받은 상품이나 서비스는 품질에 대한 검증은 물론이고 부가적으로 고급스럽고 차별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로열 워런트의 인증 기간은 5년이며 필요시 매 5년마다 갱신을 한다. 한번 인증되었더라도 상품/서비의 품질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해당 회사에서 더 이상 공급을 할 수 없을 경우, 왕실의 주문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거나 줄어들 때, 해당 회사가 파산을 하거나 지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때 로열 워런트가 취소될 수 있다. 또한 왕실 인증의 수여자의 사후(死後)에는 2년 안에 해당 문장(紋章)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2)

왼쪽부터 여왕, 에든버러 공작, 웨일스 왕자의 왕실 문장

800여 개의 로열 워런트 중에 패션/액세서리 관련 브랜드는 50개 정도 된다. 우리가 알만한 패션 브랜드 중에는 버버리(BURBBERY), 에팅어(ETTINGER), 헌터(HUNTER), 바버(Barbour), 존 롭(John Lobb), 존 스메들리(John Smedley) 등이 있다.

영국 국왕과 왕실은 주요 공식 행사에 연미복이나 턱시도 등 성장(盛裝)을 한다. 또한 일상생활에서도 수트를 자주 입곤 한다. 그런 이유로 킹스맨의 거리 런던 Savile Row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많은 테일러(Tailor)들도 로열 워런트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Savile Row 케이스 스터디에서!)

위에서 시계 방향으로 버버리, 에팅어, 헌터, 바버, 존 롭, 존 스메들리


균형을 위해서 다른 이야기도 조금 해 보자.

한 조사에 따르면 한 때 로열 워런트가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보증하고 고급스러운 취향을 나타내는 상징이었으나 최근 소비자에게 큰 의미를 주지 못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바쁜 현대인들은 상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로열 워런티 유무를 확인할 여유가 없다. 그리고 기술 등의 발전으로 왕실 인증을 받지 않은 상품들도 품질면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3)  

또한 최근 들어 ‘지금 시대에 왕족이 의미가 있나?’라는 입헌군주제에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다이애나 前 왕세자비의 죽음에서부터 해리 왕자 부부의 독립까지 젊은 층에 영국 왕실의 주는 이미지가 마냥 고급스럽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나와는 거리가 멀고 친숙하지 않은 왕실이 사용하는 것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모델로 삼는 가수나 배우 등 유명인이 해당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다이애나 前 왕세자비(좌), 해리 왕자 부부(우)

글을 마치면서. 시대가 변하여 관심이 멀어진다고 하더라도 로열 워런트는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특별히 해당 상품과 서비스가 일반적인 수준이라 아니라 럭셔리로 분류될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만약 영국의 럭셔리 브랜드라면 영국 왕실의 라이프 스타일과, 역사, 문화유산 등의 후광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4)

두 번에 걸쳐서 럭셔리 브랜드의 정체성과 문화유산에서 원산지(Country of Origin)와 로열 워런트(Royal Warrant) 제도가 주는 특별한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다음 시간에는 럭셔리가 직면하고 있는 몇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살펴보고 이러한 이슈들이 럭셔리 브랜드 전략에 직접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 2) Royal Warrant Holders Association, 2019. Royal Warrant Holders Association. Available at: https://www.royalwarrant.org/ [Accessed March 27, 2019].

3), 4) Crace, J., 2011. Is the royal warrant losing its appeal?. Available at: https://www.theguardian.com/business/2011/jan/19/royal-warrant-losing-its-appeal [Accessed March 27, 2019].

4) Wolstenholme, H., 2018. The coolest fashion brands with a Royal Warrant. Available at: https://www.standard.co.uk/fashion/fashion-brands-with-a-royal-warrant-a3834701.html [Accessed March 27, 2019].


Photo 18. https://www.johnsmedley.com/discover/british/royal-warrant/

Photo 19. https://www.pinterest.co.kr/pin/262545853263223171/

                https://www.harpersbazaar.com/celebrity/latest/a29729552/prince-charles-prince-of-wales-title-meaning/

Photo 20. https://www.jyl-uk.com/royal-warrants

Photo 21. https://www.royalwarrant.org/company/burberry-limited

https://www.royalwarrant.org/company/g-ettinger-ltd

https://www.royalwarrant.org/company/hunter-boot-ltd

https://www.royalwarrant.org/company/j-barbour-sons-ltd

 https://www.royalwarrant.org/directory?query=John+Lobb

Photo 22. https://www.pinterest.co.kr/pin/743727325961936438/

https://www.marieclaire.com/culture/a20666421/harry-and-meghan-a-royal-romance-lifetime-movie-fact-check/


이전 13화 에펠탑 앞에서 산 중국산 기념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