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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8 축구공을 확 터뜨려버릴까

ㅡ 이제 더는 다치면 안 되시거든요.

by Anne

하교하고 차에 타는 고사미가 내 눈을 피한다.

어쭈구리

"오늘 무슨 일 있어?"

하는 순간 입술이 터져있는 걸 보았다.

"무슨 일이야? 머 하다 이런 거야?"

"체육시간에 축구하다가 공을 맞았어!"

"휴우. 다른데 다친 데는 없어? 조심해야지..

다치면 안 되는 데에 이제 정말 조심해. 부탁하마!"

"알았어. 알았어."


엄마 속 문들어지는 것도 모르고

대충 대답하고는

불어터진입술로 씰룩거리며 키득키득 웃고 있는 녀석.

걱정은 나만하지...


아들 녀석은 진짜 한시도 맘을 놓을 수가 없다.

아직 한낮은 덥고

운동하면 땀나고 지칠 텐데

그래도 공이 차고 싶었구나아아아.


진짜 좀만 참아주지 않으련?!


어제저녁부터 매운탕이 먹고 싶대서

동태찌개 끓여놓고 대기 딱하고 있었는데 입술 터지셔가지고 콱 마!


오늘 공부할 힘이 남아있으려나?!


밥 한 그릇 뚝딱하고 스카로 총총 사라지심.

그래 안 보이는 게 낫겠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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