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각자도생.
주중엔 각자 정해진 스케줄만 하면 된다.
학교 가는 애들은 학교 가고
회사 가는 아빠는 회사 가고
일단 아침에 나가면 정해진 시간에 차례로 오니까
아침만 바쁘지 오후시간은 내 시간인데
주말이면 얘기가 다르다.
주말은 아이들이 늦잠을 잘 수 있는 날이고
나는 남편을 보내고 9시까지 뒹굴뒹굴 쉴 수 있는 날이다.
문제는
9시 이후부터는 내 시간이 없다는 거다.
아이들이 일어나는 10시부터는
주중에 내내 급식에 각자 사 먹는 외식으로 못 먹었던
집밥 한 끼를 차려야 하고
점심 이후부터는
큰아이는 대치동학원으로
작은아이는 개인 연습실로
한차에 몽땅 싣고 데려다줘 야한다.
집에서 대치까지 막히지 않으면 20분이면 갈 수 있는데
토요일 점심즈음엔
잠실야구경기와 한강나들이하는 사람들.
1시 반 수업에 맞춰 몰려든 학원라이드차량들이 어마어마하게 나오는데
시간을 조금이라도 잘못 맞추면 진짜 한 시간 꼬박 걸려야 도착이다.
오늘은 날이 너무 좋았다.
너무 좋길래 출발할 때부터 걱정되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큰아들 녀석 학원 앞에 내려주는데만 한 시간.
작은아이 연습실까지 내려주고 나니 두 시간이 훌쩍 갔다.
다시 집에 돌아오는 길은 30분 걸렸으니 그나마 좀 나았을까.
집에서 한숨 돌리고
남편이랑 둘이 '놀면 뭐 하니' 보고 나면
이제 순서대로 또 태워서 집에 와야 한다.
애들 어릴 때
엄마들이 차로 여기저기 데려다주고 하는 거 보면서
별스럽다.. 했는데
나도 그러고 있네.
그럴라고 그랬던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이러고 있다.
오늘도 길바닥에서 하루를 다 보냈네.
그래도 오늘은 오가면서 커피도 한잔했고
강변도로를 달리면서 기분도 냈다.
그러면 되지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