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D-75 주말이 더 바쁜 이유.

ㅡ 각자도생.

by Anne

주중엔 각자 정해진 스케줄만 하면 된다.

학교 가는 애들은 학교 가고

회사 가는 아빠는 회사 가고

일단 아침에 나가면 정해진 시간에 차례로 오니까

아침만 바쁘지 오후시간은 내 시간인데

주말이면 얘기가 다르다.


주말은 아이들이 늦잠을 잘 수 있는 날이고

나는 남편을 보내고 9시까지 뒹굴뒹굴 쉴 수 있는 날이다.


문제는

9시 이후부터는 내 시간이 없다는 거다.


아이들이 일어나는 10시부터는

주중에 내내 급식에 각자 사 먹는 외식으로 못 먹었던

집밥 한 끼를 차려야 하고

점심 이후부터는

큰아이는 대치동학원으로

작은아이는 개인 연습실로

한차에 몽땅 싣고 데려다줘 야한다.


집에서 대치까지 막히지 않으면 20분이면 갈 수 있는데

토요일 점심즈음엔

잠실야구경기와 한강나들이하는 사람들.

1시 반 수업에 맞춰 몰려든 학원라이드차량들이 어마어마하게 나오는데

시간을 조금이라도 잘못 맞추면 진짜 한 시간 꼬박 걸려야 도착이다.


오늘은 날이 너무 좋았다.


너무 좋길래 출발할 때부터 걱정되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큰아들 녀석 학원 앞에 내려주는데만 한 시간.

작은아이 연습실까지 내려주고 나니 두 시간이 훌쩍 갔다.


다시 집에 돌아오는 길은 30분 걸렸으니 그나마 좀 나았을까.


집에서 한숨 돌리고

남편이랑 둘이 '놀면 뭐 하니' 보고 나면

이제 순서대로 또 태워서 집에 와야 한다.


애들 어릴 때

엄마들이 차로 여기저기 데려다주고 하는 거 보면서

별스럽다.. 했는데

나도 그러고 있네.

그럴라고 그랬던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이러고 있다.


오늘도 길바닥에서 하루를 다 보냈네.

그래도 오늘은 오가면서 커피도 한잔했고

강변도로를 달리면서 기분도 냈다.


그러면 되지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D-76 엄마도 결국엔 체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