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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6 엄마도 결국엔 체력.

ㅡ 그동안 어떻게 걸어 다니신 거예요?!

by Anne

태생이 움직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학창 시절 체육시간에도 한쪽구석에서 어떻게 하면 안 뛸 수 있을까를 늘 고민했으니까.


대학땐 대중교통으로 여기저기 쏘다닐 때니까 그나마 좀 걸어 다녔는데 자가용이 생기고 나서는 하루 100 보도 걷지 않는 것 같다.


억지로 억지로 출산 후 살이 쪄서 수영을 몇 년 간했지만

물속에서 조용히 혼자 운동하는 게 좋아서 몇 년을 잘 다녔지만

수영 후 매번 모여서 티타임을 갖거나 회식을 해야 한다거나

운동한 햇수만큼 잦아지고 빠지기 어려워지니까

그마저도 그만두게 되었다.


결국 다시 집순이로

아이들 육아를 핑계로 꼼짝 않고 몇 년을 흘려보냈더니

체중도 늘고

근육은 빠지고

허리는 아프더라.

동네마트 장 본다고 30분 걸었는데

허리가 뽀사질 것 같아서 병원을 찾았다.

'아. 이거 망가졌구나. 내가 이러다 진짜 일을 키우겠구나'


간단한 건강검진을 했는데

다른 곳은 큰 이상은 없는데

'마른 비만'이란다.

(10년쯤 전에도 마른 비만 이랬는데 이거 체질인가?!ㅎ)


인바디를 체크해 주시는 간호사선생님이

" 아니! 그동안 어떻게 걸어 다니신 거예요?! 근육량이 70대 노인보다도 못하신데요?!"

말이 좀 과장됐겠지만

머 30분 걷고 누워야 하면 틀린 말도 아닌 거 같다.


영양상태는 엉망이고 운동부족으로 근육은 없고

체지방은 비만 수준인...

그야말로 몸이 엉망진창이었다.


젊어 괜찮다고 막 지냈더니

결국엔 몸이 망가지는구나.

관리의 필요성을 그제야 느꼈다.


여럿이 하는 운동은 좀 부담이고

또 선생님과 1대 1은 더 부담이고

어쩌고 저쩌고 핑계만 늘어놓다가 동네 운동센터를 등록했다. 주 2회 스트레칭과 유산소 운동을 하고 주 1회 수영을 다시 하기로!


휴.

옷 갈아입고 아주머니들과 인사를 하고

또 옷을 갈아입고.

"시간 되세요?!"를 서로 묻고 화기애애한 그 무리에서

빠져나갈 궁리를 잽싸게 찾아 꽁지 빠져라 나와야겠지.


고사미 엄마라는 그럴싸한 핑계가 있으니 좋긴 하다.


오운완.

오늘 운동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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