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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va Aug 05. 2024

10살이들과 대화

노바의 심플한 날들...

문을 열면 훅- 하고 받아치는 한여름의 열기 때문에, 생각이 난다.

뜨거운 빛을 쏟아내는 태양이 이글거리는 오후, 후암동 언덕 위에 있는 친척집 옥상에서 '내 미래는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며 옥상 밑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지붕들을 물끄러미 바라다보았다. 그때도 지금처럼 태양이 이글거렸다. 17살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생일이랍시고 육십 번이 넘게 미역국을 먹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강산을 여섯 번을 넘었다. 시간으로 환산을 하면 대략 오십육만구천 시간 정도 된다. 그 많은 시간을 어찌 지나왔을까 생각하니 머리에 쥐가 났다. 그래서 그 십 년들을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았다. 너무 간단해서 기분이 좋았다. 심플 라이프!!



10 열 살 이는 아버지가 아프셨던 기억만 남아 있었데...


20 스무 살 이는 아는 것이 없었잖아...


30 서른이 한 테  넘어가면서 늘 일상이 고통스러웠기는 해...


40 마흔이는 머나먼 우주에나 있는 것이라 생각해서 정말 신기했었다니까...


50 오십이는  음.. 그냥 피곤했었다네,  앞만 보고 왔으니까...


60 육십이가 오는 날은  그냥 어이없었어.   말도 없이 모르게 찾아왔거든...


70 칠십이 앞에서는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사랑받으면 좋겠지...


80 팔십이와 함께 내 속에 무엇이 비워져 있을지 생각 중이야...


90 구십이를 보는 날은 숨을 고르게 내쉬며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란다.


100... 이 친구는 나를 보러 오지 않겠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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