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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va Oct 31. 2024

힘센 여자들

여자들의 놀이


지난달에 미국에 사는 젊은 한국 여성들의 꿈공방/꿈러너 플랫폼에 '여자들은 힘이 세다'라는 타이틀로  강연회가 있었다. 아쉽게도 강연회에 참석할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지만 Zoom 으로라도 들을 기회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동그리 님의 삶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라는 그 굵직한 메시지는 매 순간 Deal을 하며 살아야 하는 우리들의 일상에 중요한 가르침이다. 매 순간해야 하는 선택에 따라서 개인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이기도 하다. 정해진 운명대로 살아야 된다고 강요(?)당한, 혹은 강요(?) 당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선택'이라는 귀한 기회를 알려준다.


유니스 님의 네 속도대로 살아라 하는 메시지는 사회 여기저기 널려있는 경쟁 속에서 우왕좌와 하는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네 속도대로..."를 경험한 나로서는 '그래 좀 늦게 가도 돼~  그래 좀 돌아가도 돼~ 그래, 좀 쉬며 가도 돼~라는 말이 내 걸음을 얼마나 편하게 해 주었는지를 안다. 적어도 우리 스스로가 꿈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한 삶의 속도에 조급함은 그야말로  쓸데없는 걱정이다.


이영미 님의 '일단 6개월을 해봐~'라는 체력 단련 습관은 실제로 성과를 낸 사람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골골 체력에 툭하면 넘어지던 나는 코비가 끝난 후 PT를 시작했다. Mobility를 잃으면 모든 게 무너진다라는 불안감으로 시작한 PT는 18개월이 되어가고 있다. 스케줄이 빡빡하더라도 가랑비에 옷을 적셔보자 라는 비장한 마음으로 일주일에 한 번 PT를 하고 있다. 3개월째는 꾀가 나고 가지 않을 핑계를 찾곤 했지만 7-8개월 때쯤이 되자 운동을 하고 난 뒤에 상쾌함은 온몸을 통해 뇌가 느끼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 상쾌함을 느끼기 위해서도 둥이들도 제치고 Gym으로 향한다. 몸 스스로가 습관으로 인지하려면 6개월 정도 걸린다는 것은 시도를 해야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한도연 님은 달리기를 시작으로 북클럽 리더로 이제 도슨트라는 꿈을 이루고 다음 꿈을 향해 계속 달리고 있다. 미술 세계는 단순히 그림을 보고 느끼는 것을 넘어 역사와 철학이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정신 영역이기도 하다. 한 인간이 어떤 그림을 보고 그의 인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면 그 그림은 존재할 이유가 있다. 그림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이야기해 주는 역할은 인성이 부족해지는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역할이 아니겠나.


임수정 님의 강의는  ZOOM에 늦게 가서 제대로 듣지 못해서 아쉽다. 그이 또한 우리들 삶의 필요한 엑기스를 이야기했을 것이다.



어느 날 구바씨가 "나도 사내이긴 하지만 사내들이 좀 모지라고 단순햇.  자기 계발, 혹은 인성을 가꾸고 다듬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단 말이짓. 학교에서 톱 10에 드는 학생들을 봐~ 열의 여덟이 여자애들이야... 뭐 무조건 공부를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사내놈들은 게임에 빠져서 원.. ㅉㅉ.  뭔가 꼭 장난감(?)이 있어야 하니 게임, 스포츠 등 힘겨루기에 관한 것들에 더 관심이 많지. 결국 여자들 세상이 오고야 말 거얏. 벌써 왔지! 암~ 우리 집을 봐도 그렇잖아~" 라며 옆으로 돌리는 눈동자가 흘끗 내 얼굴을 스치면서 혀를 끌끌거렸다. 극히 개인의 의견이긴 하지만 구바씨의 혈기 왕성한 젊은 시절을 스스로 회고하는 것 같아서 "맞아요!!" 라며 맞장구를 쳐주며 나도 눈을 날카롭게 흘겼다.


남자들의 단순함에 비해 여자들은 단순할 수가 없다. 엄마라는 이름이 붙으면 사방 팔방 할 일 투성이다. 아내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같은 방 쓰는 남자와 결코 쉽지 않은 삶의 동업자가 돼야 한다. 게다가 밥벌이가지 해야 한다면 그야말로 슈퍼아줌마가 돼야만 한다. 그 와중에도 여자들은 자신의 영혼 성숙을 위한 꿈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놀더라도 뭔가 생산성 있는 놀이를 하려고 한다. (아기들 나아봐서 그런가 ㅋㅋ). 그런 관점에서 불 때 꿈러너 플랫폼의 여자들은 정말 자~알 놀고 있는 거다. '책을 읽어볼까?' 하는  아주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된 북클럽이었을 것이다. 그 작고 소박한 모임과 마음들이 모여서 꿈을 꾸고, 그 꿈을 다듬어서 형태로 빚어내는 이 에너지는 아마도 이 '힘센 여자들' 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엄마라는 이름이 붙은 그리고 아내라는 평범한 타이틀을 가진 우리 '힘센 여자들!!"

이 '힘센 여자들"에게 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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