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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머리, 둥이 할머니의 고백

version 1 & version 2

by Nova

Version 1)

불만은 없는데 그렇다고 뿌듯한 적도 없는 사람

남 앞에 서는 것에 주눅 드는 것은 아닌데 당당하지 못한 사람

원하는 것을 해보려고 하는데 한 번도 최고가 되어본 적이 없는 사람

그래서 모든 것에 80점짜리인 사람.

완전히 자기를 벗지 못하는 사람.

아직도 세상의 것을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

털어놓고 싶어도 고백하지 못하는 사람

그래서 지금도 성숙한 인간이 못된 사람

삶의 업그레이드를 마음처럼 못하는 사람

작업도 많이 하고, 전시도 많이 하고, 작가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은데 잘 못하는 사람

끝까지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못하는 것들은 핑계와 이유로 자기변명만 하는 사람

그래서 자신에게 많이 미안한 사람


그런데 어쩌란 말인가...

성숙하지 못해서 자신에게 자꾸 미안한 이 삶이 80점짜리면 어때서.

다른 사람한테 부끄럽지 않으면 됐지.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지 않으면 됐지.

적어도 미래보다는 소중한 현재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면 됐지.

그러면 된 거지.

정말 그거면 된 거지.


Version 2)

주x님처럼 다른 사람들을 반짝이게 만들지 못하는 사람.
비x님처럼 흰 페이지를 내어주며 사람을 읽으려고 해도 못하는 사람.
스위x피님처럼 자유를 발뒤꿈치에 매달고 달리지 못하는 사람.
에x스터님처럼 빵을 온기와 마음으로 굽지 못하는 사람.
빠x장님처럼 클래식 음악으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지 못하는 사람.


그런데 어쩌란 말인가.
그들처럼 못하고, 또 안 되는데...
주.비.스.에.빠� — (불란서 재즈 리듬 같은 리듬감이 확 드는데 ㅎ) 님들처럼은 못하지만,
님들 옆에서 구경은 늘 열심히 하려고 하잖아. (열심히도 하고, 잘도 해야 하는데 ㅠ)
마음은 닿고 싶은데, 손끝은 여전히 아래에 머물러 있네.
그래도, 적어도 둥이 할머니 "나가라"는 말은 안 듣잖아.

모든 것이 주.비.스.에.빠.님들처럼 반짝이지 않아도 돼.
님들이 절대 못하는데, 나만 할 수 있는 게 있거든ㅋ

보라색 머리!!

10년 동안 고수해온 내 보라색 머리.(케데헌의 루미가 내 머리색에서 힌트를 얻었나? ㅋ)

그게 내 모습이자, 내 리듬이고, 내 빛이거든.
그거면 된 거지.
정말, 그것이면 충분한 거지.



#둥이할머니 #고백 #자기변명 #감사하는삶 #보라색머리 #내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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