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LONE

자취생의 한 끼.

인스턴트는 맛으로 먹는 게 아냐.

by 노바써니
3분카레.jpg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인스턴트식품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싶은 것은 따로 있는데,

매일 익숙하게 마주하고 옆에 있는 것들이

나도 모르게 새어 나와 버린다.


그게 속상했다.


누군가 그런 내 그림을 보고 물었다. 그게 맛있냐고.

맛있어서 먹는 게 아니라 허기를 달래려고 먹는 것이기에

그게 속상했다.


더 이상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자주 먹었다.

마트에 '균일가 990원'이라고 쓰여있을 때면 몇 개씩 카트에 담았다.


회사에서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끼니를 놓쳤을 때,

움직일 힘이 남아있지 않을 만큼 피곤하지만 배는 고플 때,

집에 마땅한 식재료가 없을 때마다 이 녀석에게 손을 뻗었다.



자료를 찾으려 사진을 뒤적이다

예전에 직접 만들어 먹었던 카레 사진을 보았다.


당근도 감자도 양파도 큼지막하게 썰어

접시에 예쁘게 담아먹었던 어느 날.


인스턴트를 먹을 때면, 유난히 그 한 접시의 온기가 그리워지는 것 같다.


요즘은 집에서 밥을 해 먹지 않고 전부 밖에서 사 먹는 사람들도 많다지만

나는 역시 집에서 해 먹는 밥을 아직은_ 포기하고 싶지 않다.

(그게 설령 인스턴트 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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