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주의와 탐욕의 뿌리

소비욕망과 탐욕은 미디어 노출의 축적된 결과물

by 노바티오Novatio

유럽 등 소득수준이 상당히 높은 국가들에 비추어 보았을 때, 한국의 도로 풍경은 유달리 중형 승용차 혹은 SUV급 중대형 차들이 많이 점유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경차와 소형차들은 드문드문 보인다.


약 7년 전에 한 외국 브랜드 자동차가 한국에서 주행 중에 엔진 룸에서 불이 난다는 뉴스가 자주 보도되며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그 관심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2025년 9월 현재, 해당 브랜드 승용차는 여전히 높은 시장점유율(1위)을 달성하고 있다.


외국 현지의 소비자들이 유사한 엔진룸(Engine Room) 발화 현상을 여러 번 접했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졌을까를 상상해 본다. 소비자들은 당장 해당 자동차 전시장(Show Room) 앞에서 시위를 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장면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Photo by Clay Banks on Unsplash


자동차 제조 회사는 본사 차원에서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객 피해 배상에 즉각적으로 돌입했을 것이라 예상한다. 회사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법으로 규정된 '집단 소송제도'와 '징벌적 손해배상'에 휘말려 파산'할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므로...


실제로 위의 자동차 회사는 최근(2025년 6월) 미국에서 자발적으로 72만 대에 달하는 차량을 리콜에 들어갔다. 차량의 화재 위험이 아닌 다른 이슈이긴 하지만, 고객들 피해가 발생하기도 전에 미리 앞서서 해당 자동차 회사는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고 있다.


I have no doubt that consumerism is linked with greed-greed for the latest model of computer, smartphone, clothes or car-but this has nothing to do with human nature.

This sort of greed is an artificially induced conditon. From early childhood our eyes, ears, and mind have been flooded with images and messages that undermine our identity and self-esteem, create unnecessary wants and teach us to seek satisfaction and approval through the consumer choices we make. In fact, we are "groomed to consume".

- Helena Norberg-Hodge, <Life After Progress>, Local Futures (2022), page 88

소비주의는 (인간의) 탐욕, 즉 최신 컴퓨터, 스마트폰, 옷, 자동차에 대한 탐욕과 연관되어 있으며, 이는 인간 본성과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는 것이 나로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탐욕은 인위적으로 유도된 조건이다.

(무엇으로부터 탐욕은 기인했을까?) 어린 시절부터 우리의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은 정체성과 자존감을 훼손하고, 불필요한 욕망을 조장하며, 소비(를 꼭 해야 한다는) 선택을 통해 만족과 인정을 추구하도록 가르치는 이미지와 메시지로 가득 차 오고 있었다.

사실, 우리는 "소비하도록 길들여져" 있다. (번역 by 노바티오 *운영자)
Helena Norberg-Hodge, <Life After Progress>, Local Futures (2022), (Image: Aladdin.com 화면 갈무리)


자동차를 예로 들었지만,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에 한번 노출되면 여간해서는 빠져나오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해당 상품이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비싼 물건이라면 더더욱 어려워진다.


일반적으로, 많은 돈을 주어야 비로소 손에 쥘 수 있는 상품을 추종하는 현상을 보면서, '사람은 원래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는 탐욕적인 존재'라고 사람들은 평가하거나 판단한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타고날 때부터 특정 상품의 브랜드를 미리 알고 태어난 인간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주 보고, 듣다 보니 그게 좋은 상품 혹은 서비스인 것으로 이해하고 구매를 갈망할 뿐이다.


이와 더불어 공동체 구성원들인 또래들, 동일한 연령층, 동료 등 주위 사람들이 기회가 되고 능력만 된다면 특정 상품을 모두 갖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 또한 그에 걸맞은 경제력과 해당 상품을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고급 리조트 풍경 'Luxury Resort' (Photo by Marvin Meyer on Unsplash)


특정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결국,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이다. 좋은 것을 갖고 싶어 하는 '선택적 욕망'과 인간의 타고난 '3대 기본 욕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최종 선택의 바탕에는 오랜 세월 축적된 무의식과 미디어에 영향받은 학습효과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을 뿐이다.


보통의 프랑스 사람들은 1개 이상의 외국어를 할 줄 알고,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고, 1개 이상의 악기를 다룰 줄 알고, 스스로 색다른 요리를 할 줄 알며, 사회적 분노에 공감하고, 약자를 돕는 봉사활동에 참여할 정도가 되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생각한다고 한다.


프랑스 사람들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나는 소위 말하는 '중산층'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기준과는 다소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의 정체성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다.



<참고자료 References>


장범준 기자, "BMW, 화재 위험으로 (미국에서) 72만 1천대 리콜한다", 뉴오포포스트, 2025-09-22 via MSN

박혜림 기자, "“BMW, 지난해부터 화재위험 알았다” 법무법인 해온", 헤럴드경제, 2018-11-19

어쩌다 어른, "외국과는 다른 한국의 중산층 기준, 어느 것 하나 포기 못하는 한국인?", tvN Joy, 2023년 1월 2일

미국은 연방민사소송규칙(Federal Rules of Civil Procedure, FRCP) 제23조에 근거하여 연방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영어로는 'Class Action 또는 Class Action Lawsuit' 라고 한다.

미국의 집단소송 공정법(Class Action Fairness Act, CAFA, 2005년)은 특정 요건(예: 총 손해액 500만 달러 이상, 최소 100명 이상의 원고, 주가 다른 당사자 포함 등)이면 주(State) 관할 법원에서 연방법원으로 관할권이 자동으로 이관된다.

한국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는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은 영어로 'Punitive Damages'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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