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에 등장하는 괴물 '리바이어던' 같은 제국시대가 있었다
오늘부터는 본문 985페이지(원문 서적은 896쪽), 참고문헌과 색인까지 합하면 1146페이지에 이르는 '캐롤라인 엘킨스 Caroline Elkins'의 <폭력의 유산: 영국 제국의 이야기 Legacy of Violence: A History of British Empire>을 읽어 나갑니다. 발췌독 위주로 약 2주일 동안 읽을 예정입니다.
오늘날 세계화로 상징되는 '자유무역' 시대 이전에는 식민지 시대를 풍미한 '제국주의'가 있었다. 제국주의 시대에는 '보호무역'이 대세였다.
남의 나라에서 강탈하다시피 가져온 희귀한 원자재와 노예와 같은 노동력은 거의 헐값을 치루었고, 자신들이 만든 제품이나 무역상품은 식민지 국가에 비싼 값에 강매하듯 공급했다.
영국이 현대사회에서 갖는 의미는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 견줄 만하다. 이 같은 역사가 완전히 허구라고 볼 수는 없다.
17-18세기에는 돛을 여럿 단 선박이 북대서양에 위치한 험준한 섬(*영국을 의미)을 떠났다. 사람들은 재산을 불리고, 무역의 기회를 찾고, 새로운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바다로 나아갔다.
그렇게 미대륙 식민지로 구성된 영국의 첫 번째 제국이 세워졌다.
- 지은이 '캐럴라인 엘킨스 Caroline Elkins', 옮긴이 '김현정', <폭력의 유산 Legacy of Violence>, 상상스퀘어 (출판사), 2025-08-13, Page 26
제국주의 시대에는 자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고자 심지어는 금지되어야 할 물품(예: 아편)을 밀수출하다가 결국에 전쟁도 불사했다. 마카오(Macao) 항구에서 시작된 청나라-영국과의 아편전쟁(제1차: 1840-1842, 2차: 1856-1860)이 생생한 사례이다.
오늘날로 비유하면, 국가 차원에서 대량의 마약을 몰래 수출하다가 마약 중독으로 피해를 당한 상대국이 마약을 금지하자, 수익율이 엄청난 마약 수출을 계속하기 위해 의회의 투표로 공식적으로 가결하여 의도적으로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기가 찰 노릇이지 않은가?
아편전쟁에서 패한 중국은 러시아에게는 블라디보스토크 항구가 있는 연해주(러시아어: Primorsky Krai 프리모르스키 크라이, ‘바다 연안‘이란 의미) 지역을 잃었고, 영국에는 홍콩과 주롱반도를 넘겼다. 그리고, 홍콩과 마주보고 있는 중국 '광저우' 일대를 ‘잠시 빌려서 사용한다는 명목‘하에 마음대로 사용했던 프랑스의 행태도 지켜보아야 만 했다.
상대방 국가를 강탈하거나 무력화했던 17세기-18세기에 등장했던 '보호무역' 주의가 21세기 초반(2024년 12월)에 다시 등장했다.
17세기-18세기에는 '영국'이 세계 무역 질서를 주도했다면, 21세기인 오늘날에는 1775년 이전까지 북미 대륙에서 보호무역과 제국주의 선두주자였던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독립했던 미국(*)이 다시 주도하고 있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하고 있는 미국의 행정부 수장(트럼프)과 최근 방어에서 공세로 전환한 중국의 수장(시진핑)이 과거에 중동의 문화까지 폭 넓게 교류가 되었던 경주에서 만날 예정(APEC, 2025.10.31-11.1)이다.
1천 년에서 8년이 부족한 992년간 유지되었던 신라(B.C 57-A.D 935)의 롱런 비결 중 하나는, 약 1만 킬로미터 떨어진 낮선 타국(중동지역)의 문화까지 수용함과 동시에 당시에 경주를 통치하던 왕의 무덤 앞에 그들의 형상을 묘사한 석상을 설치할 정도로 ‘개방된 정신과 타국과의 협력(연합)’이었다.
전반적으로 개방주의를 추구해 온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서 지난날 영국의 식민지배로부터 독립하여 보호무역주의를 부활하는 미국과 제국주의 희생국가였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다시 만난다.
유럽의 제국주의와는 차원이 다른, 칼의 문화로 상징되는 잔인한 제국주의(일본)로 피해를 당한 국가였던 ‘한국’에서 이들이 서로 다시 만난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참고자료 References>
Title Background Image: 'Britain', Photo by Kristina Gadeikyte Gancarz on Unsplash
지은이 '캐럴라인 엘킨스 Caroline Elkins', 옮긴이 '김현정', <폭력의 유산 Legacy of Violence>, 상상스퀘어 (출판사), 2025-08-13, Page 26
Caroline Elkins, <Legacy of Violence: A History of the British Empire - Hardcover>, Publisher: Knopf, 2022
(*)오늘날의 미국은 1607년~1775년까지 영국 제국(Great Britain)의 식민지 국가였다. 당시에 북미 대륙에는 영국의 식민지 13개 지역이 있었다. 1775년 4월 19일-1783년 9월 3일까지 약 8년 동안 미국은 영국과 독립전쟁을 벌였다. 미국은 전쟁 기간 중인 1776년 7월 4일에 독립선언문을 발표하였다. 이후 미국의 독립기념일은 7월 4일로 정해졌다. 영국으로부터 실질적인 식민지 독립은 1783년에 마무리되었다.
조유미 기자, 이병호 공주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 "[신문은 선생님] [뉴스 속의 한국사] 1만㎞ 건너온 서역의 흔적들… 신라와 이슬람의 만남-고대 한반도를 찾았던 이방인", 조선일보, 2024-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