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동안의 세계화, 지역(국가) 주의로 유턴

세계화로 직진하던 세상이 민족주의, 국가주의로 유턴 중이다

by 노바티오Novatio

현대인의 삶에 물질이 넘쳐나고, 공급 과잉이 되어 버린 세상의 뒷배경에는 저렴한 가격을 찾아 내달렸던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경제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재료의 채취와 생산, 가공(포장) 및 유통 물류망을 활용한 대량 공급과 이에 따른 소비가 ‘각기 다른 나라에서 동시에’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정치경제학자들은 ‘세계화’라고 부른다.

값싼 노동력과 재료, 저렴한 공장부지와 세금 혜택이 더 좋은 곳을 찾아 자본들이 식민 제국시대를 시작으로 지난 200년간 지역이나 국가와 상관없이 대규모로 이동을 했다. 물건과 사람, 금융자본(화폐)이 실시간으로 이동하는 세상에서 국경은 무의미하다.

(이미지 설명) 마크 레빈슨 Marc Levinson (지은이), 최준영 (옮긴이), <세계화의 종말과 새로운 시작>, (원서) Outside the Box: How Globalization Changed from Moving Stuff to Spreading Ideas (이미지: 인터넷서점 알라딘 화면 캡처)


세계화는 지구촌 평균 삶의 질을 높이는 긍정적인 기능을 일부 수행했다. 그러나, 좋은 열매는 일부 국가만 수확을 했고, 일련의 과정에서 부자와 가난한 자의 간격을 더욱 벌려 놓은 부작용도 발생했다.


저렴하고 좋은 물건을 살 수 있어서 좋았지만 생산 거점의 이동으로 상당수의 국가와 사회는 제조업 기반이 붕괴되었고, 이로 인한 산업 경쟁력 약화와 고용의 불안정으로 인해 개개인의 실질 구매력은 감소하는 등 중산층이 거의 붕괴되었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기준은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의 기준은 소유하고 있는 자본의 규모이다.


현금 계좌에 찍힌 자릿수, 부동산의 크기와 매매가(미래 가치 환산액), 임대수익, 보유 주식과 채권과 보험금의 총액, 근로자의 경우 퇴직시점까지의 총 연봉 등의 합계 등 자본의 종류도 다양하다.




하나의 경제 시스템 안에서 살고 있는 인간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고 생각된다.

Type of Brain (Image by Gordon Johnson from Pixabay)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최대 목표인 ‘생존형 인간’과 존재의 가치를 찾는데 중점을 두는 ‘가치추구형 인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다양한 면에서 자신의 이익을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인간의 독특한 특성은 소비형태를 보면 좀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생존형 인간은 고급 음식과 명품, 최고 사양의 승용차, 계층 상승, 기득권과의 교류 및 권력 확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콘크리트와 철근, 고급 인테리어 자재로 지어진 50미터 이상 높이의 마천루에서 잠을 자면서 그렇지 못한 타인과의 비교 우위에서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하기도 한다.

가치추구형 인간은 물질이나 상품, 신분 상승보다는 독서, 예술과 문화, 토론 등 지적활동에 주로 참여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부와 봉사활동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확인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상품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기에 어느 정도 품질이 보장되면 그걸로 족하다.

나는 생존형 인간에서 생사를 몇 차례 넘나 든 이후로 가치추구형으로 전환한 인간에 가깝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자동차는 이제 바퀴만 굴러가면 오케이다. 엔진(모터) 시동을 터치 스크린으로 하는 등 최고급 기능도 감흥이 없다. 오히려 유리창과 시동만큼은 비상시를 위해 수동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거주 공간은 추위와 더위, 비와 눈을 피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최고급 인테리어 마감재로 도배를 해도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기에 상품 구매는 최소화한다.

서울 아산병원에서 제공하는 '의료정보 > 식사요법' (각종 질환별) / Image: amc.seoul.kr 화면 갈무리

(병원 가는 것은 질색이지만) 생로병사와 직결되는 음식은 의사들이 먹어도 좋다고 추천하는 메뉴만 먹는다. 나에게 음식이란, 활동하기에 필요한 적절한 에너지를 얻기 위한 영양 공급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맛을 감지하는 세치 혀의 세포 감각이 남들만 못하다.

고급 소비재나 음식의 맛에서 행복함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나의 천성도 한몫 거들었다 생각한다. 나와 같은 사람이 많으면 제조업체 사장님이나 식당 주인들은 모두 망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론 그들에게 미안한 감정도 있다. 그러나, 공급 과잉으로 온갖 쓰레기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어느 순간부터 나 자신마저 오염 물질 배출에 일조하고 싶지는 않다고 결심 후, 실천 중이다.




그동안 세계화를 주도했던 미국과 유럽이 규모와 기술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는 사이에 중국이 급부상하여 거꾸로 피해를 당하자, 이제는 지역과 국가 보호주의로 본격적으로 선회하였다.


“Globalization is not a single trend but a series of transformations, each shaped by technology, policy, and human ambition.” - from the Chapter 4: “The Value Chain Revolution”

(세계화는 하나의 흐름이 아니라 기술, 정책, 그리고 인간의 야망에 의해 그 형태를 갖춘 일련의 변화들이다. - 제4장: 가치 사슬 혁명 중에서 인용, 번역 by 노바티오)


약 200년간 직진하던 세계화 패러다임은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저자는 예상한다. 다만, 변형된 형태지역(국가) 중심주의로 유턴하여 방향을 바꿀 것으로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개인의 삶에도 변화는 필수적이다. 고래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고래가 향하는 방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공장 인력은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 대세이다. 중국 BYD 전기자동차 생산 공장은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각종 가게나 상점도 무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24시간 매장 관리 직원 하나 없이도 잘 돌아간다.


공장이든 매장이든 전기만 공급되면 지치지 않고 움직이는 로봇이 국산이냐 외제품이냐, 로봇이 고장 났을 때 누가 수리를 하는가? 의 문제만 남을 수 있다.


음식점과 호텔 등 서비스 분야에서도 이제는 로봇 기술 기반의 서비스 시스템이 속속 도입 중이다. 조만간 좀 더 복잡한 인공지능 칩과 로봇 팔 등이 추가되면 테이블(객실) 배정 안내를 시작으로 음성으로 서비스 요청사항 접수, 테이블 세팅(객실까지 식음료 서비스)에서 빈 그릇 회수 및 결제(객실 체크 아웃)까지 풀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LG CLOi Robot > ServeBot (Image: LG Global 웹사이트 > Robot 화면 갈무리)
한국의 LG 기업이 만든 호텔 객실 서비스 로봇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서비스 중이다. (Image: IMC Newsdesk 화면 갈무리)

최근에 글로벌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호텔(Hotel Marriot)에 객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기업 '로봇랩(RobotLab)'은 한국 LG에서 만든 로봇 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현재 워싱톤 D.C, 메릴랜드, 버지니아 지역 총 31개 메리어트 호텔에 공급 중이며, 향후 애리조나, 뉴 멕시코, 캘리포니아, 하와이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로봇 서비스도 개의치 않는 고객들은 무척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지만, 인공적인 기계에 거부감이 있는 고객들을 상대로 사람이 직접 나서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고객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좀 더 상승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고 예상해 본다.

오랜 기간 경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 레빈슨’의 <세계화의 종말과 새로운 시작 (원제: Outside The Box(2020) >은 불확실한 미래에 나아갈 이정표를 탐색하는 사람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과 방향성을 제공해 주고 있다.


변호사, 번역가 등 전문 서비스업부터 실업 위기에 처할 수 있고, 교육과 취업, 먹고 살기 위한 다양한 유형의 수익 활동 등 일상 생활 구석구석에서 전반적인 변화가 불가피한 인공지능 시대로의 진입, 지역주의 기반의 경제 프레임 전환혼돈의 시대에 일독을 권한다.


참고자료 References


마크 레빈슨 Mark Levinson 지음, 최준영 옮김, <세계화의 종말과 새로운 시작>, 페이지 2 북스(2023)
(원서: OUTSIDE THE BOX: How Globalization Changed from Moving Stuff to Spreading Ideas, 2020)

Steve Rogerson, 'RobotLab installs LG robots at Marriott hotels', IMC Newsdesk, April 8, 2025

LG CLOi Robot > ServeBot, Latest accessed on 2025-10-18

서울 아산병원, '의료정보 > 식사요법' (각종 질환별)

Title background image: ‘Localisation’, Image by digital designer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