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페루에서의 '새똥(Guano)' 쟁탈전

페루의 새똥과 질소 비료, 독일의 독가스는 연결되어 있다

by 노바티오Novatio

남미의 페루(Peru)에 있는 '친차섬(Chincha Island)'은 19세기말까지 새똥 확보 경쟁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새들의 분비물이 해안가 절벽에 쌓인 양이 약 200만 톤에 달했다.


서양인들이 볼 때 이곳은 새들이 인간을 위해 만들어 놓은 천연의 '노다지'였다.

새의 분비물 덩어리가 농작물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유럽 국가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수 십 년 동안 자연에서 축적되어 고체 물질이 된 구아나(Guana)를 채집하는 경쟁이 과열되더니 1874년에 새들이 만든 자연의 농축물은 그 맥이 결국 끊겼다.


A huge 2,000,000 tonne heap of guano on the Chincha Islands, Peru, Guano is the excrement of birds or cave-dwelling bats. It is a highly effective manure and fertiliser. The Chincha Islands were of interest for their extensive guano deposits, but the supplies were mostly exhausted by 1874.

- Source: 'Chincha Island' on Sciencephoto.com

페루 '친차섬'에 쌓여있는 2백만 톤이나 되는 엄청난 양의 '구아노'는 새(Bird) 혹은 동굴에 사는 박쥐의 배설물(똥)이다. 비료와 성장촉진제로 효과가 무척 높다. 친차섬은 (새똥이) 축적된 광범위한 구아노 매장지로 인해 관심을 끌었지만, 1874년에 공급량이 거의 바닥이 났다. (번역 by 노바티오)


새똥에는 농작물의 성장을 비약적으로 향상하는 질산과 암모니아가 함유되어 있다. 새똥이 고체화된 '구아노(Guano)'라는 물질은 19세기말까지 보유량이 바닥날 때까지 유럽으로 전량 수출되었다.


페루는 덕분에 18세기-19세기말까지 상당한 부유함을 누렸다. 하지만, 페루의 번영은 오늘날 화학 질소 비료를 발명한 독일의 화학자들이 공기 중에서 암모니아를 인공적으로 생성하기 이전까지만 보장받았다.

암모니아 생성과 소멸 사이클, Haber & Bosh (Source: Britanica, Wikipedia)

지구의 공기(대기)를 구성하는 질소와 산소의 비율은 각각 78%와 21%로 알려져 있다.

1913년 독일의 화학자 '하베르와 보쉬(Haber & Bosch)'는 공기 중에 포함된 '질소'를 '암모니아 비료'로 만드는 공법을 개발했다. 독일이 개발한 질소, 암모니아 인공 생산기술로 인해, 칠레는 당대의 번영을 뒤로하고 급속하게 쇠퇴했다.


독일 바스프(BASF) 화학회사에서 근무하던 '프리츠 하베르(Fritz Haber)'는 공기 중에서 질소를 추출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그의 동료였던 '칼 보쉬(Carl Bosch)'는 하베르의 연구를 이어받아 1913년 질소 대량 생산에 성공한다.


현재에도 이 둘의 이름을 따서 질소 생산기술을 '하베르-보쉬(Haber-Bosch)' 공법이라 부른다.


그러나, 좋은 의도에서 출발한 이 공법은 역사상 가장 끔찍한 사건으로 연결된다. 질소는 식량의 수확량을 급속하게 증가시켰지만 잡초와 해충의 증식도 같이 초래했다.


예상 밖의 문제 해결을 위해 두 사람은 다시 ‘제초제와 살충제‘ 개발에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이를 주도한 기업이 향후 희대의 독재자인 '히틀러(Hitler)'와 가까워진 '아이지 파르벤(IG Farben)'이다.


유대인이었던 하베르는 독가스를 만들 수 있는 기초 기술인 해충제 개발에 분노한 아내의 총기 자살사건에 충격을 받아 독일을 탈출한다.


그러나, 그의 동료였던 보쉬는 나치 정권에 협력하여 마침내 '독가스를 제조'하여 1백만 명 이상의 유대인 학살에 빌미를 제공하였다.


1936년, '아이지 파르벤(IG Farben)'의 본사에서 가까운 곳에 '화학 제조 플랜트'가 세워졌다. 이 지역 명칭이 바로 유대인을 독가스로 학살했던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Auschwitz)’이다. 유대인 학살에 사용된 치명적인 독가스의 명칭은 ‘지클론Zyklon B'(집진장치B)로 불렀다.


2차 세계대전 전후, 영국과 미국은 '아이지 파르벤(IG Farben)'으로부터 특허권 사용 계약 체결 및 수많은 독일 화학자를 유치하여 질소 비료와 제초제, 살충제를 양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식량 대량 생산 시대로 진입할 수 있었다.

항공기로 농약을 대량 살포하는 모습 'Farming', Image by Jan Amiss from Pixabay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 한스 베테(Hans Bethe) 등 1930-1940년대 최고의 물리학자, 화학자, 공학자들이 참여한 맨해튼 계획(Manhattan Project)을 총괄한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Julius Robert Oppenheimer)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미국이 추진한 가공할 핵무기인 원자폭탄과 연관된 인물들이다.


천연의 새 똥과 질소비료까지는 좋은 재료이거나 기술이었다. 순수했던 상대성 이론과 에너지원으로써의 핵분열 반응까지는 그런대로 좋았다.


그러나, 새 똥에서 독가스까지, 상대성 이론에서 원자폭탄까지 안좋은 결과로 귀결되는 논리적 연결성에는 인간의 출세 야심과 전쟁, 인종차별과 승리욕구가 끼여드는 바람에 세상에 나오지 말았어야 할 괴물 같은 독극물과 핵 폭탄이 탄생했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선한 인간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도구라고 나는 늘 생각하며 살고 있다.


기술에 철학이 없고, 인간의 욕망이 윤리적 마지노선인 상식을 뛰어넘으면 '첨단기술'이란 가면의 탈을 쓴 '괴물이 탄생'한다.



참고자료 Reference


Ed Conway, <Material World>, Page 165-168 & 173

Josh Tickell, <Kiss the Ground>, Page 54-55

Chincha Island, Sciencephoto.com

Title Background Image: The Chincha Islands in 1866 on Wikipedia.org

이전 19화유리, 광섬유의 공통 분모는 모래(S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