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초원지대인 스텝(Steppe) 지역의 기후변화가 결정타
(A.D 300년대 후반) 세계는 환경변화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었다. 유럽에서는 해수면이 상승하고 북해 지역에서 '말라리아'가 발생했다.
아시아에서는 4세기 초(300년대 전반)부터 아랄해의 염도가 급격히 떨어졌으며, 스텝(Steppe)의 식생이 변화하고 (고해상도 꽃가루 분석으로 확인되었다) 텐산 산맥의 빙하가 녹는 등 세계 기후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 피터 프랭코판(Peter Frankopan) 지음, 이재황 옮김, [실크로드 세계사 (2017), 원서 제목: The Silk Roads (2015)], Page 87-88
기후변화는 지정학적 세력 균형을 쉽게 무너뜨린다. 기후가 변화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분야가 '식량' 생산을 위한 농업분야다. 곡물, 가축 등의 성장환경에 변화가 오게 되면서 식량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기원 후 300년대 중반까지 유럽은 비교적 온난한 기후였고, 덕분에 풍부한 식량 확보 등이 가능했고, 북유럽 너머 중앙아시아 동부까지 펼쳐져 있던 광활한 초원지대였던 스텝(Steppe) 지역도 큰 문제가 없었다.
기온이 높아지고 있는 오늘날과 달리, 당시에는 기온이 서서히 낮아지고 더욱 추워지고 있었다.
오늘날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크라이나, 러시아 남부(돈강과 볼가강 유역)와 몰도바까지 연결되는 광활한 초원 지대에 살던 훈족(Huns)은 기후변화로 생존의 위기에 내몰렸다.
거칠고 용맹스러웠던 훈족은 살아남기 위해 본거지인 중앙아시아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게르만족이 살던 유럽 쪽을 정복하기 시작했다. 그 영향으로 훈족과의 싸움에서 패한 게르만족의 대이동(Migration Period, 375년~)이 시작되었다.
훈족에게 밀려난 게르만족(고트족)이 대규모로 로마 제국의 국경(*오늘날의 도나우강 하류 지역으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국경을 이루는 구간)을 넘으며 망명을 요청했고, 결국 서로마 제국을 붕괴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서로마에 정착한 게르만족이 세력을 팽창하면서 로마 제국은 이들과의 전투에서도 패배하면서 지역 장악력을 상실했고, 게르만족에게 해당 영역을 점령당하게 된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드라마 시리즈 <BARBAREN 바바리안>은 이때 당시의 게르만족이 로마군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드라마의 배경이 된 역사적인 사건이 <게르만족의 대이동>이다.
오늘날에는 식량 안보를 확보하지 못하면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한국은 북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 자체가 DMZ로 막혀있기에 더욱 난감하다)
한국의 주요 식량 수입 상위 3개국은 미국(밀, 대두 등), 중국(김치, 정제소금 등), 호주(밀, 정제과정이 필요한 식품원료 등)로 전체 수입량의 52.6%(1,019만 6천 톤)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제는 열대과일이 재배되고 있고, 고냉지 배추의 작황도 예전만 못하다.
겨울 김장철에 공동체가 모여 김치를 담그는 풍습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명명백백한 한국의 고유한 전통이다.
그러나, 김장행사에 쓰이는 핵심 재료인 포기 배추와 마늘은 순수한 국산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 오늘날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이다.
참고자료 REFERENCES
Title Background Image: Steppe in Kazakhstan (Wikipedia)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2024년 식품 수입량 1,938만 톤, 전년 대비 5.4% 증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안전정책국 수입검사관리과, 2025-06-30
IMDB.COM, 넷플릭스: BABAREN (Original title: Barbarians, October 23, 2020 (Germ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