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살아가기 위한 길
1. 내 마음 엿보기

by 이마음

빨간여우.jpg 김미정 단편 동화집 『빨간 여우』,「넌 뭐가 될래?」(별숲,2014)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 하루하루 생활에 정신없을지라도 현재의 나의 모습으로만 멈춰 있을 수는 없기에 우리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오늘이 지나면 바로 내일이 오듯이 오늘과 내일, 또 내일이 모여서 미래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꿈을 꾸기만 하는 사람도 있지만, 꿈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꿈만 꾸느냐 꿈을 사느냐는 자신의 현재 모습에 달려있다. 외부로부터 주어진 자각이든 내부에서 비롯된 자각이든 내면의 자각으로 인해 꿈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신에 대해 잘 아는 힘이야 말로 꿈을 찾고, 꿈을 향해 나아가고, 꿈을 자신의 삶의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늘 철없는 어린 상태로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어느새 몸집이 커지듯이 생각도 감정도 성장할 것이다. 몸집만 큰 성인 아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도 잘 다독여야 한다.

김미정 단편 동화집 『빨간 여우』(별숲,2014)에 실린 「넌 뭐가 될래?」에는 초등학교 2학년생인 무지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무지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아이이다. 제목처럼 어른들이 “넌 커서 뭐가 될래?”라고 물으면 엄마, 아빠가 좋아할만한 대답을 하곤 하는 아이이다. 그런 무지 앞에 노란 옷을 입고, 노란 모자를 쓴 신사가 종이 한 장을 들고 찾아오면서 환상의 직업 여행이 시작된다.

판사

검사

의사

선생님

……

아저씨가 말했어.

“자, 여기서 하나 골라라.”

“이게 뭔데요?”

아저씨는 귀찮다는 듯이 연필로 종이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지.

“니가 되고픈 거. 아무거나 골라라.”

무지는 머뭇거렸어. 난데없이 찾아와서 고르라니. (p75)

무지가 처음으로 선택한 것은 잘난 체하는 오빠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어서, 그리고 엄마가 스무 번은 언급했던 의사였다. 그 아저씨가 가고, 문을 닫고 돌아선 무지는 큰 병원의 유명한 의사가 되어 있다. 하지만 환자들을 대하는 무지는 의사로서의 사명의식 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의사라는 직업을 우러러 보는 시선에 우쭐한 마음이 컸기에 그 일을 제대로 해 내지 못한다. 그래서 또 다시 찾아온 노란 옷의 아저씨에게 아빠가 말한 적 있는 경찰이 되겠다고 한다. 용감한 여자 경찰이 되리라 생각했지만 도둑 앞에서 도망을 치게 되고, 또 다시 찾아 온 노란 옷의 아저씨에게 “있잖아요. 의사도 경찰도 안 되겠어요. 다른 거 없어요?”하며 다시 선택의 기회를 구하게 된다. 그 사이 무지는 스스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작은 힘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무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되고 싶었던 만화가를 고르게 되는데, 그 꿈마저도 자신이 막연하게 꿈꾸었던 것이었기에 해내지 못하게 된다.

“어서 또 골라라. 니가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고."

무지는 화가 나서 말했어.

“의사도 경찰도 다 싫어. 만화가도 안 되겠어. 이런 법이 어딨어! 내가 지금 어떡하라고! 난 아무것도 모른다구!” (p92)

무지는 실제처럼 느껴졌던 직업 여행을 해 본 후 자신이 그 일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시 찾아온 노란 옷의 아저씨가 내민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은 종이에 ‘초등학교 2학년 무지. 엄청 잘 놀고 싶은 아이’라고 쓰게 된다. 무지는 그때만큼은 자신이 원하는 것, 현재의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이다. 그 전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어른들이 희망하는 대로 미래를 정했던 무지였다. 하지만 무지는 그러한 상황을 다시 반복하지 않고 건강하게 뛰어 놀면서,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찾으려 마음을 들여다보는 아이로 성장했으리라 생각된다.

요즘 아이들 중에도 무지처럼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없을만한 직업을 갖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어른들이 그러길 바라는 의견을 자신의 생각인양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리라. 또 그냥 아무거나 되도 상관없으니 얼른 어른이고 싶다는 아이도 있다. 바로 지금을 잘 가꿔내야 할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몸집만 키우고 있는 것이다. 부모의 이루지 못한 꿈을 위해, 아니면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너는 커서 무엇이 되어라.”라고 부담을 주는 것 보다 아이가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신이 계획하고 희망하는 것이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좌절되거나 억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익히면서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그 안에서 자신을 알아가고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또한 이상적인 자아의 모습을 성취해 가는 과정을 통해 자아실현을 꿈꿔 볼 것이다. 자아실현은 자신의 잠재 능력을 가능한 한 최대치까지 끌어내고 활용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인간이면 누구나 품고 있는 가장 건강하고 최상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 06화자기 인식을 통한 내면의 성장 5. 성장의 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