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정지, 멈춤

by 이마음

자신에게 필요한 시간은 원하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오게 되어있다. 나의 시간도 그러했다.


되돌아볼 때,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시기가 늦더라도 하나씩 하나씩 이뤄내곤 했었다. 그것을 자존감으로 여기고 원래 나는 그런 사람인 줄로만 알았다. 그때의 목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나의 선택이었고 내 앞길에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빠르지는 않았지만 내 속도대로 천천히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목표를 실현해 내는 목표지향적인 삶이 바로 성장하는 모습인 줄 알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은 곧 삶에 대한 노력과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에게 인정받기 위해 해내야 했고 노력했던 것 같다. 내 노력이었든 운이 따라 주었든,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늘 목표에 근접하게 해내곤 했었다. 내가 해낼 수 있었던 데에는 적절한 촉진제가 되어주는 조력자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주변에서 나를 재촉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움직임과 해냄은 나에게 자극제로 작용했다. 그렇게 적절하게 일상을 누리면서 끊임없이 목표를 만들어 도장 깨기 하는 것이 나를 긍정적인 미래로 이끄는 힘이라 여겼다. 나는 그것을 당연한 듯 즐기기도 하며 그렇게 늘 흘러갔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나를 붙잡아 세운 것은 엄마였다. 엄마로 인해 세운 목표마저 접어야 하고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있게 되었을 때 나는 엄마에게 분노했다. 사고는 왜곡되어 엄마가 나를 망치게 한 거라는 생각으로까지 치달았다. 엄마에게 일어난 불의의 사고가, 병듦이, 모두 나와는 상관없는 엄마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엄마는 나를 늘 멈추게 하는 사람이라고 엄마의 그동안의 수고와 희생을 부정했다. 그것으로 엄마는 나에게 늘 미안해했고 죄인이 되어야만 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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