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작가 신인상 (5)
바다에 있는 오아시스
최웅식
내 등에 업힌 아이는 우기
자폐아, 병신이라고 불리는 아이
우기는 종이만 보면 종이배를 만들었다
오아시스를 찾아 떠돌아다녔다던 배
사십 일 동안 비가 내렸다고 했다
바다에서 육지를 찾기 위해 비둘기를
날렸던 노아, 그 후예인,
신바람이 난 우기는 배를 내밀며
우기, 우기 춤을 추었다
전동차에서 구걸하는 종이를 우기가 낚아챘다
나는 만류했지만 우기는 종이를 접었다
음악이 흘러나오면 배로 하늘을 찔렀던 우기
손으로 파도를 만들었던 우기
내 등에 업혀 종이배를
쥔 채 오아시스로 간다
우기는 배를 띄울 것이다
폭우가 우기를 두드리고
사람들이 떠내려갈 때
우기, 우기
내 등에서 잠든 너의 이름은
우기, 우기
네 손이라는 항구에서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
빗물이 고이면 흐르는
종이배를 타고
바다에 뜬
오아시스로 가자구나
우기, 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