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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일에 읽는

by 최웅식

[시 해설] 최웅식의 "4월의 우물" | 코리아아트뉴스

내가 쓴 '4월의 우물'이라는 시가 소개되었다.


"시인은 이 사건을 아기를 우물에 던져 넣은 어머니의 심정으로 풀어낸다. 실제로 아기의 울음소리가 온 가족의 목숨을 빼앗아가기도 했었는데, 김종삼의 「민간인」을 보면 이런 참상이 여실히 나타나 있다. 제주도 도처에서 무조건, 온 마을 사람을 잡아가서 한꺼번에 다 죽이는 학살극이 전개되었다. 아이의 입을 틀어막아도 막을 수 없는 것이 울음소리였다. 그렇게 아이를 죽인 이후 엄마의 삶에 시인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기는 아무것도 모른 채 잠시 고통스러워하다 죽었겠지만 살아 있는 엄마에게는 저주스러운 것이 목숨이었다. 미쳐버리면 살 수 있을 테고 안 미치면 자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당시에 있었던 수많은 참상 중 하나를 다루고 있는 이 시의 강점은 시인이 개입하여 애통해 하거나 역사를 해석하지 않은 데 있다. 사건의 일면을 보여준 뒤에 시의 종반부에 가서 환상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시의 문을 열어놓게 하였다. 4ㆍ3의 비극은 그 시절에 끝난 것이 아님에 초점을 맞춘 이 시는 오늘 우리 모두를 고뇌하게 한다. 그 당시 제주도에서 일어난 동족상잔의 비극을 생각하면서 오늘 하루를 경건한 마음으로 보내야겠다." 위의 글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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