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길을 내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제주올레 동료들을 인터뷰하다.
안녕하세요 사회적 기업 퐁낭 상품 서비스팀 오경철입니다.
올해로 밥벌이 3년 차입니다.
수능이 끝난 뒤 꽤 오랜 시간 이마트에서 일하며 일 경험을 쌓았어요.
학원 강사로 일하며 중학생 대상으로 역사와 사회를 가르치기도 했고요.
제주올레 입사 직전까진 카카오 제주 본사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팀의 어시스던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인큐베이팅한 사회적 기업 퐁낭의 상품 서비스팀에서 일하고 있고요.
상품 서비스팀 업무 외에도 다양한 사업과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저의 주 업무는 제주올레길과 제주를 활용한 디자인 상품을 개발하여 온/오프라인 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고 관리하는 일입니다. 상품 기획단계부터 참여해 상품 출시, 홍보, 판매, 채널 운영, 재고 관리까지 총괄하고 있는 팀이 바로 상품 서비스팀입니다. 제주올레 공식 안내소와 온라인 스토어인 제주올레스토어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상품 판매 수익은 제주올레 길을 유지, 관리하는 데에 사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답니다! 상품 서비스팀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분야에 대해 아무런 경험과 지식이 없었던지라 모든 것이 막막하고 어려웠는데요. 부딪히고 터득하며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익히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상품이 실제로 출시되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스토어를 통해 구매해주시고, 상품에 만족해주시는 걸 보면서 참 신기하고, 뿌듯하기도 하고요. 동료분들이 제 영어 이름인 로이를 붙여 로이 사장님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기도 했는데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잘 해온 것처럼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며 차근차근 잘해나가고 싶습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ollestore
한창 삶을 방황했을 때 답답한 마음에 유럽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는데요.
그곳에서 이제껏 마주하지 못한 넓은 세상을 만났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제가 머물렀던 여행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대하는 태도였는데요.
자신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을 오래도록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나는 내 삶의 터전인 제주도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되는지, 살아가면 좋을지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저는 제주도가 지금까지 이익과 효율을 위해 쉴 틈 없이 변화해왔고, 꾸준히 변화 중인 섬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무조건적인 변화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유럽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제주를 오래도록 소중하게 지켜나가는 사람 중 한 명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앞으로도 꾸준히 제주에 머무르며 제주를 지켜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누구나가 그렇듯 저 또한 취업 준비로 인해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저와 같은 제주도 출신 친구들은 저마다의 목표를 갖고 일찍이 서울 또는 육지 곳곳으로 취업하거나
제주도에 남아 공기업,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도 제 나름대로 제주에서 의미 있는 일을 찾고, 해나가고 싶다는 포부가 있었어요. 남들과 똑같이 뻔한 일을 하긴 싫었죠.
그럼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어디로 취업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하고 있던 중에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제주올레길을 걷게 되었어요. 그때 걸었던 코스가 바로 성산에 위치한 제주올레 1코스였는데요.
제주에서 평생을 살아왔는데도 불구하고, 1코스를 걷는 내내 감동받고 놀랐어요. 까맣게 잊고 있던 어린 시절 기억 속 제주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풍경과 마주할 수 있었거든요. 내 고향 제주도의 진짜 모습은 이런 거지! 하고 눈이 번쩍 뜨인 날이었어요. 제주의 본연의 모습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올레길에 진심으로 고마웠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1코스를 걷고 돌아와서도 꾸준히 올레길을 걸었어요. 주변 친구들에게도 제가 받은 감동을 공유하고 싶어 추천하기도 하고, 함께 걷기도 했고요. 올레길이 앞으로도 오래오래 지켜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죠. 그런 와중에 우연히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제주올레 구인 공고를 발견했고, 주저 없이 지원했어요.
제주올레라면 내가 원했던 것처럼, 제주 안에서 의미 있는 일들을 할 수 있겠다!
일을 통해서 제주를 지켜나갈 수 있겠다! 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그렇게 입사를 하게 되었답니다.
여담인데, 제가 면접을 보던 날, 정장을 갖춰 입고 긴장한 상태로 면접을 봤었는데요. 제 예상과 달리 너무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접이 진행돼서 놀랐던 기억이 나요. 또 제주올레 면접 보러 오는 사람 중 정장을 갖춰 입고 오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고 하더라고요. 전략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아웃도어나 캐주얼한 복장으로 면접 보러 오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역시 제주올레 구나라고 생각한 적도 있답니다.
나를 나답게 해주는 길.
뻔한 길을 걷고 싶지 않았고, 무엇에도 얽매이고 싶지 않았던 오경철이 오경철 다운 길을 걷게 해주는 곳.
제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제주올레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돈을 버는 행위가 아닌, 일을 통해서 가치를 찾고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다른 점이라고 생각해요. 입사 후 진행해 온 프로젝트들도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고, 가치를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들이 대부분이었어서 일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물론, 일을 하며 힘든 부분도 있지만 돌아보면 제가 얻어가는 것들이 참 많아서,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뿌듯할 때가 많습니다.
단순히 수익, 이익만을 쫓지 않고 좋은 가치를 만들고, 나누는 곳. 제주올레가 특별한 이유인 것 같아요.
좋은 가치를 만들어가는 곳,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제주올레의 가장 큰 장점이죠.
입사 후 지금까지 함께하는 동료들, 선생님들이 이 일에 임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보면서 정말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입사 후 처음 맡았던 프로젝트이자 최근에 종료된 장기 프로젝트!
제주 청년활동가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LH와 공공 상생연대기금, 제주올레가 함께한 청년 사업인데요. 제주올레의 역할은 제주에서 일 경험을 원하는 청년들과 청년이 필요한 제주도 내 사회적 기업, 벤처기업, 협동조합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청년들과 제주의 기업을 연결해주고, 낯선 제주로 떠나와 각자의 일터에서 일하는 청년들이 서로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워크숍을 진행했던 프로젝트였는데요. 프로젝트를 이끌고 가야 하는 담당자이기 이전에 같은 청년의 입장에서 다양한 청년들을 만나고, 함께하면서 공감했던 시간이었어서 저 또한 많이 배우고 성장했습니다. 장기간 진행된 프로젝트가 종료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청년 활동가분들과 연결되고,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특히 제주의 청년으로써, 제주올레에서 일하는 구성원으로서,
많은 청년들이 제주올레길을 찾고, 즐기고, 길 위에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청년 패스포트도 그런 이유로 꼭 해보고 싶었던 프로젝트였고요. 잘 준비해서 앞으로 제주올레길과 많은 청년들을 연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장거리 도보 여행길, 제주올레길은 인내심과 끈기가 필요한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단거리를 걷든, 장거리를 걷든 제주올레길 걷기에 도전한다면 성취감은 물론이고,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이미 많은 도보 여행자와 완주자들이 그런 이유로 길을 걷고 있고요. 이런 메시지를 제주올레길을 잘 알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저는 제 주변 친구들에게 제주올레길 걷기를 적극 추천해요. 제가 길을 걷고 느낀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기 때문이죠. 실제로 저를 통해 제주올레길을 알게 되고, 그 경험을 통해 올레길의 매력에 푹 빠진 친구들이 많거든요. 시작이 어렵지, 한번 걷고 나면 계속 걷고 싶어지는 길이라고 하더라고요.
분명 저와 같은 청년들도 길을 걷게 된다면, 공감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직 많은 청년들에게는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제주올레길이지만 저를 비롯해 많은 동료들이 어떻게 청년들을 길로 유도하고, 유입할 수 있을지를 꾸준히 고민하고 있어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패스포트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https://smartstore.naver.com/ollestore/products/5591369506
https://blog.naver.com/jejuolletrail/222353671508
지난 5월 제주올레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탄생한 청년 패스포트, <노네임 패스포트>가 출시되었다. 제주올레 청년 하이커를 위한 <노네임 패스포트>는 1,000개 한정으로 다양한 구성품과 함께 패키지로 출시되어 현재는 모두 완판 되었다고.
네. 저는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제주올레 입사를 선택할 거예요.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제주올레가 추구하는 가치가 잘 맞다고 생각해서 제주올레를 선택했고,
여전히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꼭 다시 입사해서 더욱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고, 더 잘해나가고 싶어요. 또 지금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만난 이 순간이 제 인생에서 너무나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주저하지 않고 입사를 선택할 것입니다.
제가 갖지 못한 능력을 가진 인생의 선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항상 많이 보고, 듣고, 배우려고 하죠.
저에게 늘 힘이 되는 이야기를 아낌없이 해주시는 우리 동료분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정말 많은 힘을 얻어요.
표현이 부족하지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저 또한 동료분들을 열렬히 응원한다는 것! 기억해주세요!
존중이요.
함께 일하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을 하면서 뜻대로 되지 않거나 의견이 어긋날 때가 있는데, 내 의견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곤 해요. 함께하는 일이고, 함께하는 사이니까요.
제주올레길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보다 자유롭게 길을 걷고, 경험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스트레스받을 때 항상 운동을 해요. 운동을 할 때 느껴지는 육체적 고통을 즐기는 편이에요.
저는 그래야 스트레스가 해소되거든요.
취미와 여가생활 또한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편이에요.
평일 퇴근 후에는 무산소, 유산소 운동을 골고루 하고 있고,
주말에는 올레길을 걷거나 산에 오르고 있어요.
몸을 움직이면 확실히 머리와 마음에 쌓여있는 생각이나 고민들을 비우게 돼서 좋더라고요.
5년 후 저는 지금처럼 제주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거예요.
특별한 계기나, 기회가 생긴다면 청년들이 많이 떠나 활기가 없거나 급변하고 있는
제주와 닮은 지역으로 가서 지금의 제주올레가 하는 일들처럼 지역의 지속가능을 위해 힘쓰는 일도 해보고 싶습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제 인생의 최종 목표이자 꿈이에요.
스무 살 때부터 매 순간 하고 있는 다짐이 후회하는 삶을 살지 말자 인데요.
그래서인지 과거를 떠올렸을 때 다시 돌아가고 싶거나, 후회되는 순간이 없어요.
스스로도 지금까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고요.
앞으로도 제가 걷고 싶은 길을 걷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인터뷰에 함께해주신 오경철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