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글 잘 쓰는 사람을 좋아한다.
글을 사랑하는 사람은 안다. 글이란 내 머릿속 반죽을 날것으로 공개하는 부끄러운 작업이다. 소설가는 글을 쓸 때 스스로 위대한 존재가 되는데 커피 한 잔을 놓고 앞에서 이야기할 때는 수줍어하는 경향이 있다. 오직 글을 쓸 때, 글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 쑥스러움을 잊는다. 나는 작가의 그 역설적인 이질감이 좋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지적 유희를 건넬 줄 아는 사람이다. 우리가 이미 아는 뻔한 존재를 참신한 눈으로 바라보고 다시 태어나게 하는 마술사다. 글 잘 쓰는 사람의 글을 읽으면 내 머릿속 뉴런들이 자극받아 춤을 춘다. 나는 그 왈츠에 온몸을 맡기고 문학적인 분위기를 즐긴다. 잘 쓴 글은 행복감을 주고 글을 잘 쓰는 사람과의 대화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황홀하다.
글 잘 쓰는 사람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글 열심히 쓰는 사람이다. 글 열심히 쓰는 사람은 글 잘 쓰는 사람보다 더욱 글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 노력하고 글쓰기에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글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다. 글이 이끄는 세계에 풍덩 빠지고 글이 가져다주는 놀라운 기적을 믿는 사람이다. 열심히 쓴 글을 읽으면 열정적으로 글을 쓰고 싶어진다. 최선을 다해 꾸준히 글 쓰는 사람과 대화하는 시간은 다른 어떤 때보다 소중하다. 글을 향한 애정이 묻어나는 글은 나의 마음을 빼앗는다.
날씨가 덥다고 일이 바쁘다고 데이트해야 한다고 공부해야 한다고 글을 미루는 동안 글은 작가를 기다린다. 글은 무기력하게 구겨진 종이처럼 외로이 글쓴이를 기다린다.
글을 사랑한다.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글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는 단 한순간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눈을 맞추며 왈츠 같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 사랑스러운 작가들이 내 주변에 많이 있기를 바란다. 시원한 곳을 찾아 떠나고 타인을 위한 노동은 적당히 하고 배울 게 없는 애인과는 헤어지고 끝없는 공부에는 쉼표를 허락하면서 글 쓰는 사람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나는 그들에게 기꺼이 춤을 청하고 영감을 부르는 노래를 불러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