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의 미래> - 이광호

by 아륜

평론가가 말했다. 사랑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사랑의 미래를 향해 떠날 수 있다.


'나는 당신을 기다리지 않겠지만, 내 걸음이 당신의 미래에 이르게 된다 해도 당신 놀라지 말아요.'


문학평론가 이광호의 문장은 유려했다. 뭔 말인지 몰라도 어쨌든 아름답다. 나는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사람이 왜 소설을 쓰지 않는가 생각해 봤다.


소설가는 소설을 만들어내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평론가는 소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평론가도 누구보다 글을 잘 쓴다. 작품을 읽고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내용까지 읽어내고 텍스트를 확장해 자신의 새로운 글을 만든다. 평론가는 분명 창조한다. 그러나 평론가는 작품이 있을 때만 말할 수 있다.


왜 그들은 이야기를 짓지 않는가?


나는 평론가들이 소설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예술가를 꿈꾸는 지식인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평론가는 작품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작품을 짓는 과정에 쓸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글 쓰는 자는 결국 자기 문장 안에서 소멸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그의 말에 답이 있다. 그는 글을 사랑하고 작품에 어울리는 문장 짓기를 사랑해서, 글짓기를 사랑하기도 전에 소멸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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