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대야

만들러 간다

by 아륜

"시대는 내가 주도하는 거야. 내가 시대야."

내 말을 들은 상대는 그림 그리는 손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다.

말을 뱉은 나도 가만히 말을 되새겼다.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림으로 돈 벌겠다는 건 이 시대에 소설을 쓴다는 것과 마찬가지야.'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이 시대에 소설을 써서 먹고살기는 어렵다. 가능성이 0은 아니어도 0에 가깝다면 0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지만 반드시 옳지도 않았다.

발화자가 그림과 소설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나는 알았다.

그래서 더 이런 말이 나왔는지도 몰랐다.

시대는 상식과 기준, 어떤 하나의 흐름을 말한다.

출판사 매출액이 적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소설 쓰는 자가 출판업에 갇힐 것인가?

소설은 내 방 침대에서도 쓸 수 있다.

소설가는 창작자다.

지금은 창작의 시대다.

시대라는 건 거대한 줄기 안에서 누군가 이끄는 것인데 그 누군가가 내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따라서 내가 시대야,라는 말이 나온 듯했다.

즉답 후 이 답변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 생각해보다가 이 글을 쓰게 됐다.

나의 말은 반드시 옳지 않지만 틀리지도 않았다.

내가 시대라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시대를 이끌 가능성이 커지지 않을까.

나는 이미 내뱉어버린 말을 책임지기 위해 시대를 만들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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