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밖의 오웰
<책 대 담배> - 조지 오웰
민음사 쏜살문고 시리즈를 보다가 제목에 끌려 산 책이다. 100쪽짜리 책에는 오웰의 에세이 여덟 편이 들어 있다.
<책 대 담배>에서는 책값과 담뱃값을 대조한다. 책은 어느 취미보다도 돈이 적게 든다. 사람들이 책을 사지 않는 이유는 책이 비싸서가 아니라 재미가 없어서라고 한다. 이 밖에 책과 글, 작가에 대한 짧은 글들이 실려 있다. 책의 가격은 8800원이다. 조용한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에 이 책을 읽는다면 돈이 아깝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왜 쓰는가>에서는 조지 오웰이 글 쓰는 이유를 네 가지로 정리해 놓았다. 유시민이 <표현의 기술>에서 인용해 미리 만나본 내용이다. 오웰은 기자 출신답게 정치적 목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여기서 정치적 목적이란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망을 말한다. 오웰은 정치적 편향이 없는 책은 이 세상에 단 한 권도 없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모두가 어떤 식으로의 정치적 생각을 가지고 있을 테니. 나는 글쓰기에서 미학적 열정을 가장 중요시한다. 의미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글.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나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내 감정이나 생각을 드러내기란 쉽다. 그것을 문장으로 표현하기도 수월하다. 얼마나 어떻게 더 잘 쓰느냐의 문제이지 에세이 쓰기는 내게 즐겁다. 에세이를 매일 한 편씩 쓰라고 해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짧은 시간에 내 이야기를 뽑아낼 수 있다. 글로 나를 노출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일은 흥미롭고 중독적이다. 그렇게 되면 이야기 짓기가 필요 없어진다. 나는 이야기 짓기가 재미있다. 아직까지 나는 소설보다 수필에 능한 것 같다. 나는 소설 쓰기를 더 잘하고 싶다. 그래서 에세이 쓰기를 참는다.
독자로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산문을 읽을 때 행복하다. 소설을 볼 때처럼 긴장하거나 집중하지 않아도 그들의 진짜 이야기들이 내 안으로 흘러들어온다. 그 짧은 글들은 기쁨과 위로가 된다. 언젠가 생길 나의 수많은 팬들을 위해 재미있는 생각이 떠오르면 틈틈이 에세이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보다 조금 낮은 가격에 행복을 선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