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채식주의자>를 깊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에코페미니즘이라는 단어는 들어보기만 했는데 여성과 자연을 동일하게 보는 학문이라는 사실을 여기에서 알았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어떻게 읽어야 잘 읽는 것일까. 채식? 불륜? 정신질환? 자살?
이 작품에서 저항이 마음에 들었다. 기존 원칙에 저항하고 자신만의 원칙을 고집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나는 전율했다. 그 고집에 용기를 얻었다. 한강의 작품을 읽는 일은 고통스럽지만 저항이 좋아 통증을 견뎠다.
다섯 편의 비평을 보면서 멋지다고 생각하며 읽었다. 끝까지 다 읽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보다 재미있지는 않았다. 내가 소설가라면 내 글을 분석해서 명쾌하게 결론을 내려주는 비평가의 글을 한 번쯤 읽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독자들이 내 글을 읽고 어떤 감정을 느꼈다는 한 마디가 더 고마울 것이다. 한강은 질문으로 살아가는 사람인데 이런 해답 같은 책은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비평을 읽느라 한강의 작품을 읽는 데 쓰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