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스스로 하려는 마음
이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얼굴에 새겨진 흉터가 있다. 오른쪽 눈 위 이마에 하나, 왼쪽 눈과 가까운 콧등에 하나. 햇빛을 환하게 받으면 선명하게 드러난다.
증조할머니가 나를 봐 주던 날이었다. 세 살 아기였던 나는 쉬가 마려웠고 화장실에 갔다. 할머니는 내가 혼자 화장실에 가기에는 어리다고 생각하고 날 도와주려 했다. 나는 누가 도와주는 것이 싫었다. 할머니는 내 작은 볼일이 진행되는 동안 나에게 손을 떼지 않으려고 했고 자립심인지 뭔지를 가지고 있던 나는 그 손을 뿌리쳤다. 세 살짜리보다 힘이 약한 할머니는 나를 놓쳤다. 나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쓰러져 화장실 바닥에 얼굴을 박았다. 여자아이의 얼굴이 찢어졌고 나는 병원으로 가 두 군데 모두 몇 바늘인가를 꿰맸다.
왼쪽 손바닥과 왼쪽 무릎에도 열 바늘 이상 봉합한 흔적이 있지만 몸에 있고 학생 때 다쳤던 거라 옅어져서 이제는 직접 만져보아야만 알 수 있다.
거울을 보다가 얼굴의 상흔이 신경 쓰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세 살의 나를 떠올린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하려 했던 의지를 생각한다. 기억에 없는 때라 회상할 수는 없지만 나는 상상한다.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스스로 하려는 마음을 헤아린다. 그러면 그 흉터가 대견해 보인다.
나는 이 상처를 타투로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