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무지갯빛 이불을 덮었다. 무지개 온도는 뜨거울 거라 상상했다. 덮어 보니 미지근했다. 따듯한 기운이 있으면서도 나를 타 죽이지 않는 안전한 온도. 무지개는 내가 올라가야 만나는 줄 알았는데 별똥별이 되어 떨어진 것이다. 분명 무지개가 내 앞에 떨어진 건데, 내려온 건데 무지개가 말한다. 높이 올라왔다고. 아찔한 높이에 어지러울까 싶은데 편안하다. 곧 울고 싶다. 내가 눈물을 보이면 무지개가 일곱 빛깔 티슈를 가져와 보라색부터 차례로 닦아줄 것이다. 다 울고 나면 사르르 웃으며 무지개 셔벗을 먹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