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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조각일기

나이듦 열차

by 아륜

할머니가 한 말씀을 잊어버리고 또 하고 또 하셔도 기분 좋은 주말. 이제 몇 번을 더 볼 수 있을지 가늠하고 운 좋으면 열몇 번 뵐 수 있겠지 짐작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늙고 나는 젊은 게 아니라 모두 나이듦 열차에 타서 정차 없이 달린다는 사실을 본다. 가끔 함께 밥을 먹고 웃는 일상이 머지않아 기적이 된다. 옆자리에 아직은 단단한 부모가 있다. 나는 창밖을 본다. 나무가 영원히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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