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는 어른의 사랑을 얘기하고 싶었다. 나는 어른의 사랑이 아닌 사랑을 품은 어른으로 작품을 읽고자 한다. 어른은 섬이다. 바다에 빠지지 않지만 바다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그리워할 여유를 가진 자. 땅도 바다도 아닌 높은 곳에서 전체를 관제하며 시간을 끌 수 있는 사람. 완벽하기는 어렵지만 적당히 괜찮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 둘로 나뉜 세계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꼿꼿하게 자신을 지키는 힘. 미결이란 형식을 두르고 실제로는 중대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능력. 증거는 안개에 숨기고 유연하게 삶을 껴안기. 사랑의 정의도 읽어보았다. 사랑은 상대의 꿈에 물을 주고 불편한 점을 해소해주며 치부는 덮어주는 것이다. 파도가 오면 은근히 발을 담가 물의 숨소리를 느낀다. 마침내 어른의 품위를 되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