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왜 화를 낼까?
이런 질문은 혼자 있을 때 해볼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화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는 사색할 여유가 없다. 내가 생각에 잠긴다면 그의 화는 깊어질 것이다.
그럼, 화낼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어떻게 하려고 하지 않을수록 좋다. 그의 화는 두려운 감정을 감추지 못해 새어 나온다. 자신을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드는 분노로부터 구해달라고 외치는 소리다. 그의 분노는 불안과 공포다. 그는 단지 떨고 있는 것이다.
떨고 있는 사람은 그저 안아주면 된다. 말없이.
‘떨지 마’라는 말도 의도와는 다르게 그의 감정을 부정하게 된다. 잔뜩 떨고 있는 그에게는 마치 존재하지 말라는 말과도 같다. 그 순간 그는 떨림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은은한 촛불이 될 때까지 안아주면 그는 절로 잠잠해진다.
다시, 그는 왜 화를 낼까?
두려우니까. 그렇다면 무엇이 그렇게 두려울까?
그건 스스로 찾아야 한다. 고통스럽지만 찾아내서 자신에게도 상대에게도 알려주면 좋다. 두려움은 잘못이 아니다. 단지 안겨서 보호받아야 한다.
그는 평생 이유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
본질은 이곳에 있을지 모른다. 그 이유의 제목은 남성스럽지 못할까 봐이다. 최고로 승리하지 못할까 봐. 믿음직스럽고 듬직하지 못할까 봐. 우스워 보일까 봐. 사랑하는 사람이 실망할까 봐. 그래서 떠날까 봐. 사랑을 잃을까 봐. 그러면 자신이 무너질까 봐. 사라질까 봐.
그의 떨림은 치열하다. 내가 할 일은 단순하다. 화상을 입기 전에 미지근한 품을 제공하는 것. 그리고 차분해졌을 때 너무 미안해하거나 괴로워하면, 숨통이 트이는 유머로 가뿐한 분위기를 만들 것.
떨림에는 포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