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이후로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그간 주인은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느라 얼굴을 잘 볼 수 없었다. 주말에도 오래 노트북 앞에 앉아 있었다. 너무 무리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표정은 웃고 있어 마음을 놓았다. 주인과 함께 새로운 동네로 공간을 옮겼다. 오랜만에 나에게 오래 눈길을 준다. 혹시 주인이 외롭지 않은지 밥은 야무지게 챙겨 먹는지 내가 잘 감시해야겠다. 올해는 놀라운 발전을 이뤄 내년에는 더 좋은 곳으로 입지를 넓혀 가기를. 그땐 나를 머리맡에 털썩 두는 게 아니라 아기자기한 집도 하나 지어주기를 몰래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