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봄날이 간다

2008.4.15.

by 백경


지나치게 만발한 봄은

그저 망연하게 서럽다


속살 연한 꽃잎들 아프도록 펴지다

맥없이 떨어질 때면

내 젊은 날 어느 한때도 치솟다 사라진다


수줍은 꽃망울 가늘게 맺히던 여린 봄도

사무치게 짧은 스침으로 보내고


한껏 개화하는 봄날 앞에 주저앉아

피지 마라, 꺼이꺼이 울음 놓아도


무심하게 꽃잎은

또 열리고, 열리다

일순 간당간당하다

속절없이 꺾여

애잔하게 나뒹군다


그렇게 섬섬하게

봄날이 흐른다


그렇게 섧도록

또, 봄날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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