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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자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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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 Oct 19. 2017

기레기가 되고 있다

생존을 위해 신념을 하나, 둘 버리고 있다

말 그대로다. 기레기가 되기 싫은데, 점점 기레기가 되고 있다. 

산업 전문지 쪽으로 온 후부터 쭉 생각해온 부분이다. 


그저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감 현장 기사를 쓰면서도 뼈저리게 느꼈다. 

나도 모르게 광고주를 인식하며 기사를 쓰고 있었다. 그것도 국감 이라는 확실한 명분도 있었는데 말이다. 

'식약처, 식품위생법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 대기업에겐 관대하고 중소기업에겐 엄했다'는 한 여당의원의 지적도 지면에 담을 수 없었다. 이유는 단 하나. 광고주가 거론됐기 때문. 

어차피 데스크에 가도 그 문단은 짤릴 가능성이 높기도 하고. 




기레기는 어떤 사람인가. 

내 생각에 기레기는 '쉽게 글을 쓰는 사람'이다.  기사의 관점이 기자가 현장에서 느낀 바와 다르더라도 마감을 위해 쉬운 쪽으로 글의 방향을 설정하고, 보도자료를 차용하고,  돈에 의해 기사의 방향이 바뀌는 기사를 쓰는 사람이다. 

엄밀히 따지면, 나도 기레기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결국, 기업에게 향하지 못한 화살은 식약처장에게로 향했다. 

숫한 내용 중에 나는 식약처장 자질 논란에 대한 의원들의 멘트를 메인으로 뽑아, "류영진 식약처장 자질논란 재점화"로 기사를 썼다. 


'자본 권력이 정치 권력을 장악했다'는 노무현의 말이 조금씩 피부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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