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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 Sep 27. 2019

‘디플레이션 공포’ 성급하지 않나

2019년 9월 기자수첩


소비자물가가 사상 첫 마이너스 상승하자 디플레이션 우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침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담은 시리즈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경제성장률 저하, 마이너스 물가, 급속한 고령화 등 1990년대 일본 경제와 닮아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한국과 상황이 다소 다르다. 일본 경제는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부터 급격히 상승하며 1988년부터 미국에 이은 세계 2위를 기록했다. 빠른 성장에 소비자물가나 부동산 버블의 생긴 수준이 한국과 차원이 달랐다. 일본의 1970년대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1%에 달했다.


그러다 1991년부터 부동산 등 가격버블이 급격하게 빠지면서 장기침체로 이어졌다. 그리고 2001년에 와서야 일본 정부가 디플레이션을 선언한다. 물가하락이 적게 잡아도 10년 가까이 이어진 것이다. 




한국의 경우 아직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국내총생산(GDP)도 아직 12위로 상승세이고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전년대비 한 계단 오른 30위를 기록했다.또한 한국의 경우 체감 물가는 되레 높다. 지난 8월 한국은행 기준 2.1%다. 통계적 분석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한국의 저물가는 수요 측보다는 공급 측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은(IMF)은 경기침체에 이어 2년 연속 물가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을 디플레이션이라고 칭한다. 장기적 경기침체 이후에 디플레이션이 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냉면값, 치킨값, 해외여행자 수 등 한국은 아직 오르는 것이 많은 시대다. 


사상 첫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라고 해서 디플레이션을 예측하는 것, 이것이 과연 올바른 전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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